항성 조석력에 파괴된 뒤 성간우주로 밀려나…"이상한" 현상 설명

▲ [YU Jingchuan from Beijing Planetariu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장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태양계에서 관측된 최초의 성간(星間) 천체인 '오우무아무아'(Oumuamua)는 별에 가까이 다가갔다가 찢긴 천체의 파편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17년 말 태양을 돌아 다시 외계로 날아간 오우무아무아의 정체에 대해서는 혜성부터 소행성, 외계에서 보낸 탐사선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돼 왔다.

태양계에선 볼 수 없었던 길쭉한 시가 모양에 장축으로 공중제비하듯 회전하는 데다 혜성이라고 하기엔 고유의 긴 꼬리가 보이지 않은 등 이상한 것이 한둘이 아니어서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국가천문대(NAOC)의 장윈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별의 조석력(tidal force)으로 오우무아무아와 같은 천체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고 관련 논문을 과학 저널 '네이천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발표했다.

중국과학원과 미국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학(UC 샌타크루즈)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혜성에서 암석형 행성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천체가 항성에 근접했을 때 일어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개발해 실험했다.

그 결과, 천체가 별에 60만㎞ 이내로 접근하면 별의 중력이 천체를 갈가리 찢어 파편을 성간 천체로 밀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거리는 태양계 가장 안쪽 행성인 수성이 태양에서 떨어진 거리의 약 80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천체 파편은 길쭉한 모양에다 건조한 표면을 갖고 별 옆을 지날 때 가속하는 등 오우무아무아에서 나타난 '이상한' 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연구팀은 별의 조석력으로 찢긴 천체 파편의 장·단축 비율이 10대1 이상이 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천체 파편의 표면은 별 가까이서는 열에 녹은 상태지만 별에서 멀어지면서 단단해져 길쭉한 형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이 과정에서 휘발성 물질이 날아가 건조한 표면을 유지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우무아무아가 혜성에서 나타나는 가스와 먼지구름으로 된 '코마'(coma)를 보이지 않은 것을 설명해 준다.

연구팀은 오우무아무아가 코마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혜성처럼 태양을 돌아나갈 때 가속 현상을 보인 것과 관련, 표면의 휘발성 물질은 모두 날아갔지만, 지하 깊숙이 박힌 얼음은 승화하지 않고 남아 있다가 태양을 돌아나갈 때 증발해 비중력 가속 현상을 유발하게 된 것으로 설명했다.

연구팀은 오우무아무아가 떨어져 나온 원래 천체가 질량이 작은 별이나 백색왜성을 도는 작은 미행성일 수도 있고 슈퍼 지구급 암석형 행성일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이 모델은 오우무아무아의 형성 과정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오우무아무아 같은 성간 천체가 무수히 많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면서 "성간 천체는 아주 새로운 분야로 행성계의 형성과 진화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UC 샌타크루즈의 천문학자 더글러스 린 교수는 "오우무아무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베라 C. 루빈 천문대(대형 시놉틱 관측 망원경)가 가동되면 비슷한 특징을 가진 성간 천체를 더 많이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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