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약관대출 전년比 36%↑…단타 목적으로 매수자금 준비
절차 간편해 이용자 많은 듯, 高이자… 보험 정지·해지 위험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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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 최근 대전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최 모(37) 씨는 주식투자를 위해 보험약관대출을 받았다. 가입한 보험을 담보로 대출이 가능해 은행권 대출보다 부담이 적다는 지인의 권유 때문이다. 보험사도 약관대출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대출을 결정했다. 그는 “금리가 높다는 부담은 있지만 대출절차가 간편하고 빨리 받을 수 있어 보험약관대출을 이용했다”며 “단기투자 목적으로 약관대출을 사용해 주식이 오르면 다시 갚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로 보험약관대출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최근 증시 급등락에 따라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는 투자자가 늘어 보험약관대출을 '매수 비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측면이 많아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 등 주요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의 지난달 보험약관대출 발생은 총 2조 127억 원으로 코로나가 본격 확산되기 이전인 1월 1조 4809억원 대비 약 36%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 6087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액수다.

손해보험사도 마찬가지로 코로나 여파로 대출잔고가 소폭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 현대, DB, KB, 메리츠 등 주요 손보사들의 지난달 말 보험약관대출 잔고액을 보면 13조 26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조 2629억원 대비 8% 증가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계약자가 가입한 보험상품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별도의 신용조회 없이 간편한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쉽게 대출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불황일 경우 급하게 돈이 필요한 서민을 중심으로 대출이 많이 발생해 '불황형 대출'로 불린다.

일각에서는 최근 보험약관대출이 증시 급락에 따른 매수 비용으로 대출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지역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 하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확대됨에 따라 매수 자금으로도 대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출 문턱이 낮은 만큼 금리가 높아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보험 정지와 해지로 이어지고 있다.

보험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보험사 운영비와 해약공제액 등이 제외돼 납입한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돌려받게 된다.

서구에서 식당을 하는 김 모(45) 씨는 "주식투자 열풍이 워낙 거세서 약관대출을 통해 매수 자금을 마련했지만 주가가 떨어지면서 돈을 갚지 못해 보험을 해지했다"며 "중도에 해지하게 돼 납입한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돌려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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