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오 청주TP 자산관리 사업기획본부장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를 관통한 '코로나 19'가 유럽과 중동, 아메리카대륙까지 그 맹위를 떨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확진자나 사망자 숫자가 진원지 중국을 뛰어 넘었다. 유래 없는 전파속도로 세계적인 대유행 단계(팬데믹 pandemic)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적 확산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정체기에 접어든 모양새다. 이미 골든 클로스(golden cross)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매일 늘어나는 확진자 보다 완치돼 퇴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아직 섣부른 기대 일 수 있지만 머지않아 국내에서는 '코로나 19'가 안정적으로 관리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이를 두고 세계적인 유수 언론사들도 칭찬일색이다. 세계 각국은 한국의 대응시스템을 절박하게 배우고 싶어 한다. 우리나라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진단시스템과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양보하기, 각종 봉사활동 들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한국 국민들이 스스로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고 놀라워한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역사 속의 수많은 국가적 위기 앞에 지혜롭게 대처 해왔다.오죽하면 "위기극복이 한국 국민의 특기다"라는 말이 생겼겠나? 그러나 자조 섞인 그 말 뒤에는 우리나라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질책과 분노의 한숨소리가 섞여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정치권은 위기 앞에 허둥대며 무기력했다. 그들은 위기 때마다 각종 해결책을 쏟아 냈다. 하지만 정작 관련 법안 들은 몇 년씩 책상 속에서 잠자기 일수였다. 국민들이 또 다시 희생되지 않도록 치열하게 토론하고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할 국회는 지난 4년 동안 당리당략에 의한 싸움과 고발만 판쳤다.

그러다 선거가 코앞에 닥치니 하루에 몇 백건의 법안들을 의결하고, 예산안도 최단 시일에 통과시킨다. 베짱이도 이런 베짱이가 없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양심도 염치도 없다.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세계는 지금 2차 대전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고 우려한다. 앞으로 우리경제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소비절벽, 생산절벽, 고용절벽에 가로막혀 IMF때 보다 더 큰 침체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중소영세상인 뿐 아니라 대기업도 도산의 위기 앞에 자유롭지 못하다. 더 빠르고 과감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여야는 물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은 적게는 몇십억에서 수십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민생경제에 쏟아 붓겠다는 정책들을 연일 앞 다투어 발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스럽다. 중장기적 정책고민 없이 선거결과를 인식한 포퓰리즘(populism)에 의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 곳간에서 빼낸 그 돈은 결국 우리 국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절체절명의 국가위기 앞에서도 국회는 여전히 남 탓만 하고 있다. 표를 의식한 이전투구만 벌리고 있다. 이제라도 국가의 장래, 국민의 행복을 위해 제대로 일하는 국회를 보고 싶다. 새로운 국회에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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