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 전국 4번째로 낮아… 외지인구 다수·네거티브에 외면
민주 한태선, 불리작용 우려·통합 박상돈 與 지지층 이탈 해석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지역의 사전투표율이 전국 최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 간 셈법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번 선거 역시 막판 네거티브가 기승을 부리면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외면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 후보들은 투표 독려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양일간 실시된 사전투표율 결과 천안 서북구가 19.97%, 천안 동남구는 20.63% 평균 20.3%로 집계됐다. 천안 서북구의 경우 대구 달성군(19.56), 부천시(19.71), 오산시(19.87)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낮은 투표율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번 사전투표는 전국적으로도 26.69%라는 역대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한 상황이다.

하지만 천안은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극히 낮다는 것을 이번에도 여실히 증명했다.

실제 천안지역은 2002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매번 전국 하위권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천안 서북구는 2014년 6·3 지방선거 당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었다. 천안 동남구도 2018년 치러진 6·13 지방선거 지역별 투표율에서 50.3%로 ‘전국 꼴찌’라는 기록을 남겼다.

지역의 투표율이 저조한 것은 외지 인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기인한다는 분석이 있다. 특히 이번 선거의 경우 국회의원을 뽑는 것은 물론 시장까지 뽑아야 하는 역대급 선거로 어느 때보다 중요도가 높았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고발 사태와 후보자 흠집 내기 식의 네거티브가 또다시 반복되면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외면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 선거캠프에서도 저조한 사전투표율을 놓고 유불리를 따지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태선 후보 측은 각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이 역대 최고치를 찍는 상황에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낮은 투표율이 혹여나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그동안은 여론이 좋았던 것으로 나왔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남은 선거기간 적극적으로 투표 독려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미래통합당 박상돈 후보 측은 민주당 핵심 지지층에서 후보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지지층 이탈로 인해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보고 있다. 또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보다는 본 투표에 많이 참여하는 점을 근거로 들며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캠프 관계자는 “다른 지역 같은 경우는 모르겠지만 천안의 투표율이 꼴찌 수준이라는 것은 결국 투표하기 싫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도 “일단 저희도 투표 독려 및 지지 호소 전화와 문자 등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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