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보령시장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최초 발생한 이 감염증은 우리가 살고 있는 아시아는 물론 유럽, 미주,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되며 전 세계인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한 사망자와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고 있다.

전 세계 180여 국가에서 12일 현재 확진자 163만 명, 사망자도 10만 명을 넘어섰다. 선진국으로 자부하던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와 세계 최강의 미국도 신종 감염증 앞에서는 무기력하기만 하다. 이웃 나라인 일본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지난 1월 20일 최초 확진자 발생 이후 신천지 교인들로 인해 하루에 수백 명씩 확산세가 가파르게 상승하던 고비가 있었지만 지금은 하루 확진자 발생이 30명 내외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우리 보령시는 현재까지 단 1명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인근 시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여 연일 초긴장 상태에 놓여 있지만,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대천해수욕장 등 유명 관광지로 인한 유동인구가 많아 바이러스 유입에 따른 지역전파 위험성이 우려되고 있지만 이를 잘 극복해 내고 있다. 이는 지난달 22일부터 2주 동안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시민 모두가 각종 어려움을 감내하며 솔선수범하고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킨 결과이다.

또한 매주 금요일에 일제 방역소독의 날을 통한 선제적인 방역활동과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임시시설 격리 등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감염병 차단 노력도 한몫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시민들의 끊임없는 온정과 성원, 마스크 대란에 맞선 자원봉사자들의 면마스크 제작 재능기부, 취약계층에게 마스크 사전 구입 배포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와의 사투 과정에서 입은 우리 시민들의 피해는 너무나도 가혹하다. 개인의 평범한 일상은 송두리째 빼앗긴지 오래됐고, 학생들은 원치 안는 방학이 길어지면서 급기야 지난 9일부터 사상유래가 없는 온라인 개학까지 맞게 되었다.

코로나19에 대한 감염 공포와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매출 감소는 물론 폐업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우리 시는 이러한 시민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우선 버스 및 택시 운수종사자에게 생활안정자금 지급을 완료하고, 지난 6일 부터는 소상공인과 실직자에 대한 긴급생활안정자금 신청 접수에 들어가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일부터 오는 19일까지 2주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연장했다. 1일 확진자 발생 숫자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아직도 여러 곳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와의 사투가 약 3개월간 계속되면서 시민들과 방역당국도 피로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자칫 방역의 고삐가 느슨해지면 그동안에 이룬 성과는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만다. 어렵더라도 조금만 힘을 내어 유종의 미를 거두자. 등산을 하다보면 가장 힘든 구간이 바로 정상을 앞둔 몇 십 미터 지점이다.

산 정상이 눈에 들어오지만 턱밑까지 숨이 차고 체력이 고갈되어 당장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그렇다. 이럴 때 일수록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모두 힘내라'며 서로를 격려하며 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토록 고대하던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건강하게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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