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코로나 19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평범한 일상이 이제는 특별한 일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작은 것에 새삼 감사하게 되는 때다.

‘코로나 19’라는 작은 자연 앞에 우리의 과학기술만능주의는 완벽하게 무너져 내렸다. 지금이 가장 적절한 때이다.

우리의 삶과 문화가 어떤 가치 위에 서 있는지를 근원적으로 물을 때라는 말이다.

겉보기의 평화와 번영이 우리의 지혜와 덕성 때문이라는 자만을 버려야 한다.

우리가 전염병을 잘 극복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도취돼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간과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이기심에 기초한 상업주의, 방종으로 치닫는 자유주의, 공동체와 연대(連帶)를 무시한 개인주의, 보수와 진보의 지루한 권력 다툼과 같은 것들을 지양하고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 위에 새로운 세계가 건설돼야 한다. 이제 우리는 겸손해야 한다.

나 자신과 우리 인간의 한계를 겸손히 인정하고 나를 넘어, 우리 가족을 넘어 이웃을 돌아보는 희생과 봉사의 자리로 나가야 한다.

우리가 소중히 여겼던 가치를 기억하고 다시금 되찾아 세우는 것이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일일 것이다.

이번 부활절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렸을 때, 사람들은 모든 것이 끝났다고 여겼다. 하지만 사흘 뒤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자신을 믿는 모든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다.

십자가는 자신의 생명을 인류를 위해 내어주심으로 죄악을 이기신 생명의 길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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