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여권·행사사진 등 수요 급감… 사진관 매출 타격
정부 종교 집회 자제 등 권고로 인근 식당 자영업자 경영난도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1. 2018년 9월 김 모(41)씨는 대출을 7000만원 정도 받아 대전 서구에 사진관을 차렸다. 한 달에 50만원 정도는 시설 투자도 꾸준히 했다. 갑자기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했고, 사진관도 직격탄을 맞았다. 돌잔치, 결혼식 등 모이는 행사가 있어야 사진을 찍는데, 예약했던 건수가 줄줄이 다 취소됐다. 사진관 수입도 말도 안 되게 줄었다. 지난 2월 중순부터는 매출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는 “지난달 대비 수입이 5% 수준"이라며 “임대료 등 고정 비용은 다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2. 대전 대형 교회 인근 식당 주인 진 모(52)씨는 5년 간 가게를 운영해오면서 이런 일은 처음 겪었다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지난달부터 정부와 지차체가 종교 집회 자제를 권고하자 인근 상권에 주민과 손님들의 발걸음이 뚝 끊기면서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하루 매출이 팔 분의 일 토막 났다. 하루 매출이 5만원 안팎으로 인건비 조차 남지 않는 실정이다. 진 씨는 “코로나 이전에 70~80그릇을 팔았는데 요즘은 10그릇도 팔기 어렵다"며 "집회 자제 권고 이후 교회 신도들도 자주 오고 그랬는데 신도들도 이제 안 오니 더 힘들어 월세 감당도 힘겹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가 자영업자 곳곳에 스며들면서 2차 피해가 드러나고 있다.
해외여행 자제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관련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 2차 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건 사진관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다. 지난달 23일부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함에 따라 결혼식 등 각종 행사 취소에 매출 타격을 받아 왔다.

사진관의 경우 각국 정부가 입국 문을 걸어 잠그고 시민 스스로 해외여행을 자제하면서 행사 사진 수요뿐 아니라 여권사진 수요도 전무하다.

실제 대전의 한 사진관은 코로나 여파로 지난 매출이 작년 대비 80%나 줄었다.

종교 시설 인근 자영업자들도 2차 피해를 입으며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운영을 중단해달라고 권고하면서 현장 예배가 중단됐다. 지난 5일 기준 대전 지역 교회 2178곳 가운데 73%가 현장 예배를 중단했다.

현장 예배가 중단되면서 신도와 손님들이 손님의 발이 끊겼다.

인근 주변 식당에 예약 손님이 70% 넘게 빠진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한 식당은 예전 같으면 저녁 테이블이 다 찰 정도로 예약 건이 많았는데 요즘은 2~3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영업을 강행한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닌 상황이다.

그저 밥값이라도 마련하고자 문을 열었다는 자영업자가 적지 않다.

지역 한 식당 주인 이 모(55) 씨는 "그저 하루 일당이라도 벌자는 생각으로 가게문을 열고 있는데 매출이 거의 없다"며 "요즘엔 폐업해야 하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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