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곳곳에서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가 유독 잠잠한 이유는 안정적인 택배시스템 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구에서 신천지 성도인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 첫 주말 2월 21~23일에 반짝 사재기 조짐을 보였지만 이후 바로 안정세로 돌아섰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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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이 2월1일부터 3월14일까지 6주간 1억8000건의 물품 배달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2월4주(2월23∼29일) 생수, 라면, 통조림 등 비상물품 배송 주문량이 직전 주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주말 물량이 통상 월요일에 송장 정보로 등록되는 점을 감안하면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첫 주말인 2월 21~23일 주문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통조림 배송은 2월3주(16∼22일) 4만 건에서 2월4주에는 14만 건으로 3배 늘었고, 라면은 12만 건에서 31만 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택배가 상자 단위로 배송되는 점과 상자 당 통조림과 라면의 개수를 고려하면 최소 280만개 통조림과 930만개 라면이 배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온라인 사재기 움직임은 원활한 배송이 지속되면서 곧바로 사그라들었다.

라면 배송량은 3월1주(3월1∼7일), 3월2주(8∼14일) 각각 39%, 33%씩 감소했고 2월4주 2.5배 늘었던 생수 배송량 역시 3월1주와 2주에는 각각 41%, 25%씩 줄면서 평소 수준을 되찾았다.

다만 재택근무, 개학연기 등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본격화된 3월부터는 생필품 대신 집콕용품 소비가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메이커와 믹서기, 튀김기, 요구르트 제조기 등 홈카페, 홈쿠킹 관련 상품 배송량이 많아졌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2월3주차 주말부터 주문량이 크게 늘었지만 물품 배송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는 점을 확인한 소비자들이 빠르게 안정감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후에도 오프라인 사재기가 없었고, 비상물품 배송은 줄어드는 대신 일상적인 물품의 온라인 쇼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은 “사재기 하나 없이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며 서로 돕고 격려하는 우리 국민이 참으로 존경스럽다”며 “연대와 협력만이 코로나19 극복의 답”이라고 말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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