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아들이 올해 고입을 준비해야 하는데 수업 듣는 걸 항상 지켜볼 수도 없고 공부가 될 지 걱정이 큽니다.”

9일 전국 중·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은 가운데 홍성 소재 자택에서 중학생 자녀가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던 학부모 임모(47·여) 씨는 이같이 토로했다.

임 씨는 “선생님과 대면하지 않다 보니 화장실을 가거나 다른 행동을 해도 되고 집중력이 떨어질 것 같다”며 “그나마 집에 있으면서 지켜보고 있지만 수업 내내 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충남 내포중학교에 재학 중인 최모(15) 군이 9일 자택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다. 사진=조선교 기자
충남 내포중학교에 재학 중인 최모(15) 군이 9일 자택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다. 사진=조선교 기자

그의 자녀 최모(15) 군이 e학습터를 이용한 온라인 수업을 마친 뒤엔 진도율이 표시됐지만 근심을 내려놓진 못한 모습이었다.

충남도내 중학교 가운데 전 영역에 대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며 일부 과목에서만 교사의 재량 등에 따라 실시간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로 녹화된 수업자료나 자체 제작해 유튜브채널에 공개한 강좌 등을 e학습터, EBS클래스 등과 연계해 활용하고 있는 상태며 고등학교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이날 온라인 개학식에 이어 첫 수업을 받은 최 군은 “쉬는 시간 친구와 대화를 나눌 수 없으니 허전함이 크다”며 수업에 대해선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어색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 첫날인 9일 내포중학교 교사가 빈 교실에서 원격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해 학생들과 신학기 첫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선교 기자
온라인 개학 첫날인 9일 내포중학교 교사가 빈 교실에서 원격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해 학생들과 신학기 첫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선교 기자

개학식이 진행된 학교 현장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어색함과 당혹감은 쉽게 감춰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경 개학식에 이어 교사와 학생들의 신학기 첫 대면이 이뤄진 내포중에선 3학년 담임교사들이 저마다 빈 교실에서 원격회의 플랫폼 줌(zoom)을 이용해 학생들의 얼굴을 마주했다.

내포중학교 교사가 9일 빈 교실에서 원격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해 학생들과 신학기 첫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선교 기자
내포중학교 교사가 9일 빈 교실에서 원격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해 학생들과 신학기 첫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선교 기자

실제 수업이 줌을 통해 이뤄지진 않지만 일부 교실은 모든 학생들이 접속하는데 10여분 가량이 소요됐고 상당수 학생들이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설정으로 접속하거나 접속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25년간 교단에 섰던 내포중 교사 A 씨는 “가장 큰 고충은 기계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시행 착오를 겪는다는 각오로 새벽 3시까지 자녀에게 프로그램 사용법 등에 대해 물어봤다. 질문 사항도 많아 학생들과도 24시간 메신저로 피드백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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