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3가지 수업방식 제시, ‘쌍방향형’ 최고로 꼽았지만…준비 부족 탓에 대부분 안해
영상 보는 ‘콘텐츠형’ 90%, 이마저도 버벅…“학습질 저하”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코로나19 사태 속 교육현장의 유일한 대책인 ‘온라인 원격수업’이 열린 첫날, 지역 교육현장은 다소 산만했다.

사상 처음 겪는 온라인 개학에 따른 준비부족으로 인해 학교마다 쌍방향 수업은 커녕 EBS교육 영상으로 대처했고 이용자가 몰리면서 접속은 불가, 시스템은 때때로 삐걱거리는 등 좌충우돌인 모습이었다.

앞서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에 맞춰 3가지 수업 방식을 제시한 바 있다.

교사와 학생이 화상 연결로 진행하는 ‘실시간 쌍방향형’, EBS 콘텐츠나 교사가 녹화한 강의를 보는 ‘콘텐츠 활용형’,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형’ 등 3개 유형이다.

이는 학교 사정에 따라 세 가지 유형 중 한가지 또는 각 유형을 섞어 진행할 수도 있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마다 학생들의 출결석·학습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쌍방향 수업’이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대전과 충남지역의 교육 현장은 대부분 콘텐츠를 활용한 수업이 진행됐다.

장비도 없고 준비도 부족한 탓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실제 이날 본보가 지역 중·고등학교 35개교를 대상으로 수업방식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쌍방향 수업을 진행한 학교는 4개교(11.4%)에 불과했다.

이는 예견된 결과로 90%가량의 학교가 콘텐츠형 수업방식에 머문 것이다.

세부적으로 쌍방향 방식을 택한 중·고등학교는 △동구 5개교 중 1곳 △서구 15개교 중 2곳 △유성구 5개교 중 1곳 뿐이었다.

일부 학교에선 조회 시간만이라도 쌍방향으로 진행하려 했지만, 원격 연결에 애를 먹으며 수업시간에는 방식을 변경하기도 했다.

충남에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드물었고, 일부 과목에서만 교사의 재량 등에 따라 실시간 수업을 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로 녹화된 수업자료나 자체로 제작한 영상을 e학습터, EBS클래스 등과 연계해 활용하고 있는 형태였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장비부족’, ‘경험부족’, ‘서버불안정’ 등의 이유로 콘텐츠형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콘텐츠형 수업 방식이라 할지라도 EBS 원격수업 플랫폼에 교사들의 수업 영상이 올라가지 않는가 하면 EBS 온라인 클래스 로그인이 안 되거나 화면이 끊기고 버퍼링이 발생하는 등 차질이 빚어졌다.

원활한 수업이 불가하자 지역 맘카페에선 온라인 개학에 대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접속이 불가하다”, “자주 화면이 멈춘다”, “그냥 EBS를 보는 것과 뭐가 다르냐”, “역시나 학습의 질은 떨어진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오늘은 첫날이다 보니 우여곡절이 있었다. 선생님이나 학생들 모두 원격 수업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선 학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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