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백범 교육부차관·대교협 신임회장단 만나 의견 교환
대교협 “재정난 극심, 환불 어려워… 재정지원사업 활용”

사진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대학의 등록금 반환 방안 논의가 본격적으로 착수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박백범 교육부 차관과 김인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회장(한국외대 총장) 등 신임 회장단은 지난 7일 회장단 취임 인사 겸 만난 간담회에서 등록금 반환에 대한 의견을 논의했다.

처음으로 교육부와 대학이 장기간 원격수업 중에 따른 등록금을 학생들에게 일부 반환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간담회에선 박 차관과 대교협 회장단은 등록금 반환 방안을 공식 회의 안건으로 올렸다기보다는 최근의 대학가 이슈를 얘기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대교협 회장단은 ‘등록금 일부 환불’은 어렵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학 입장에선 이미 10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돼 재정난을 겪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외국인 유학생 기숙사 수용 비용과 학교 방역 및 원격수업 준비 비용까지 지출하느라 재정이 더 빠듯해졌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대교협은 등록금 반환보단 장학금 지급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교협은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까지 끊긴다고 하니 학생들을 위해 특별장학금, 생활장려금 등을 대학별 여건에 따라 지급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고 전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비처럼 정부가 지원한 사업비를 학생 지원 용도로 쓸 수 있도록 교육부가 일부 풀어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차관은 대학이 학생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학생 지원 방안을 찾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 지역대학을 비롯한 전국 대학에선 여전히 등교 없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이다.

이화여대·건국대 등 일부 대학은 아예 1학기 전체를 원격수업으로 진행하는 결정까지 했다.

이로인해 학생들은 “원격수업 질이 대면수업보다 낮은 데다가 도서관 등 학교 시설도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등록금을 일부라도 환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등록금 환불 논의가 본격화된다 하더라도 대학들이 온라인 수업에 비용을 대거 집행한 상황에서 각 대학 단과대학별로 온라인 수업 여건도 달라 구체적인 환불 기준을 정하고 지급이 현실화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