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고3 온라인 개학…아이들 접속 땐 학번·이름 떠
얼굴 안뜨는 설정 사용하기도…노트북·마우스 이용 수업진행
말하는 학생 파란색 테두리 표시

▲ 전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이 온라인 개학한 9일 대전 서구 변동중학교에서 교사가 모니터를 보며 각 가정에 있는 학생들과 양방향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 전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이 온라인 개학한 9일 대전 서구 변동중학교에서 교사가 모니터를 보며 각 가정에 있는 학생들과 양방향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선생님 말 들리면 손 흔들어주세요.”
온라인 개학 첫 날인 9일 오전 9시 55분 대전 서구 변동중.
3-1반 학생 28명의 새 학기 첫 만남은 교실이 아닌 모니터로 시작했다.

컴퓨터 화면 위 바둑판처럼 쪼개진 아이들의 모습은 마스크를 쓴 학생부터 잠이 덜 깬 듯 부스스한 머리까지 제각각이었다.
이날 2교시 영어수업은 쌍방향 형식으로 화상 프로그램인 구글 미트(meet)가 사용됐다.

큰 화면에는 영어 지문이 적힌 학습자료가 왼쪽 상단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학생과 교사의 얼굴이 화면 절반을 차지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접속과 동시에 학생들의 화면 밑에는 이름이 적혀있었으며 말을 하는 학생에게는 파란색 테두리로 표시가 났다.

선생님은 노트북과 마우스를 이용해 수업을 이어가거나 ‘다 같이 읽어볼까요’로 학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학생들은 채팅창을 이용해 작문을 하고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마이크를 통해 대답하는 식으로 비교적 원활히 진행됐다.

박종혁 학생은 “버퍼링과 렉 걸림이 있어 불편한 것 빼고는 학교에서 하는 것과 다를 거 없었다”며 “집에서 수업을 들었지만 학교에서 듣는 게 소중하고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고 소감을 남겼다.

교사들은 개학 연기로 인한 수업결손과 온라인 수업의 소통을 우려했지만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우수민 교사는 “코로나19로 등교를 못 해 교사로서 학습결손을 걱정했는데 온라인으로 해서 다행이다”라며 “교실수업과 비교해 집중도와 즉각적인 확인이 어렵지만 매뉴얼이 생기면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같은 날 11시 대전 대성고도 영어수업이 쌍방향으로 진행됐다.

채팅창 옆에는 ‘띵동’ 소리를 내며 아이들의 학번과 이름이 뜨면서 접속했고 잠시 학생 한 명이 음소거가 안 들려 나갔다 들어오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날 시교육청 온라인 개학 점검단은 변동중·대성고에서 쌍방향 원격수업을 점검한 뒤 대전은어송초에서 온라인 개학 준비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온라인 개학을 위해 원격수업을 차질 없이 준비해 온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코로나를 이겨내고 학생들과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충남의 학교현장에서는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어색함과 당혹감이 쉽게 감춰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9시경 개학식에 이어 교사와 학생들의 신학기 첫 대면이 이뤄진 내포중에선 3학년 담임교사들이 저마다 빈 교실에서 원격회의 플랫폼 줌(zoom)을 이용해 학생들의 얼굴을 마주했다.

실제 수업이 줌을 통해 이뤄지진 않았지만 일부 교실은 모든 학생들이 접속하는데 10여분 가량이 소요됐고 상당수 학생들이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설정으로 접속하거나 접속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25년간 교단에 섰던 내포중 교사 A 씨는 “가장 큰 고충은 기계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시행착오를 겪는다는 각오로 새벽 3시까지 자녀에게 프로그램 사용법 등에 대해 물어봤다. 질문 사항도 많아 학생들과도 24시간 메신저로 피드백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교·윤지수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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