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강제해고→생계위협 이어져… 고용 비선호로 구직난도
근로요건상 휴업수당 해당 안 돼…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돼야”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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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 검정고시 합격 후 올해 대전지역 전문대에 입학한 A(18) 씨는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아르바이트(이하 알바)를 계속해왔다. 최근 코로나 19(이하 코로나)로 임금을 감당하지 못한 업주로부터 강제해고를 당했다. 새로운 알바를 구하기 위해 온갖 구인 사이트를 살펴봐도 청소년을 받아 주는 일자리를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A씨는 “새로운 알바를 찾아봤지만 일자리 자체가 없고 청소년을 고용하는 곳은 더욱 찾기 힘기 힘든 상황”이라며 "집안 형편이 어려워 바로 알바를 하지 않으면 먹고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코로나가 빚어낸 경기침체로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당장 생계유지가 어려운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급격한 경제난으로 지역 상권이 무너진 탓에 휴업이나 심한 경우 폐업까지 이어져 직원 고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청소년근로권익센터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저소득층 청소년의 노동 권리구제 상담 신청 건수가 늘고 있다.

저소득층 청소년은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 등 본인이 가정을 책임지는 경우가 많아 강제해고로 인한 생계위협이라는 벼랑 끝까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청소년이 주로 일하는 곳은 5인 미만 사업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근로법상 휴업수당 지급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서 수당 또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되는 지역경제 위축으로 신규 직원을 고용하는 사례가 사라지면서 일을 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단적으로 알바 모집 사이트 '알바천국'에 마련된 청소년 채용정보에는 올해 지역을 통틀어 단 한 건의 공고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

청소년이 주로 일하는 업종은 편의점이나 전단지 배포 등 극히 제한적인 가운데 요즘에는 그마저도 일감이 줄어 청소년 구직은 '가뭄에 콩 나듯' 성사되고 있다.

청소년 고용을 원하지 않는 업주들은 나날이 늘어나면서 알바 채용은 그야말로 바늘구멍이 됐다.

서구에서 10여 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B(48) 씨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인력채용을 염두할 수가 없다”며 “성인보다 돈을 적게 주는 것도 아닌데 직원을 고용하더라도 굳이 청소년을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대부분 구인 공고란에는 '연령 무관'으로 적지만 막상 청소년은 제외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자리를 잃은 저소득층 청소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강제해고되는 청소년 근로자 지원금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되는 바가 없다”며 “우선은 대전시 긴급재난 생계지원금을 적극 지원해 내수경제 안정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서유빈 수습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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