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나이스 기준’ 통일
여러 은행 방문 불편 사라져
병목현상 감소… 대출 빨라질 듯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의 병목현상이 줄어들면서 대출이 빨라질 전망이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확산에 따른 피해로 긴급 자금이 필요하지만 높은 은행 문턱에 발길을 돌려야 했던 지역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공급이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에 따르면 혼란의 원인이었던 은행별 신용등급도 '나이스(NICE) 신용평가 기준'으로 통일된다.

나이스 신용평가 기준 1~3등급을 충족하면 은행이 자체적으로 산출하는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을 공급하도록 했다.

신용등급 1~3등급은 구비서류를 준비해 시중은행을 방문하면 5일 이내에 신속한 대출이 가능하다.

지난 1일부터 신속한 집행을 위해 기업은행과 시중은행을 통해서도 초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도록 ‘소상공인 금융지원 12조원 패키지’가 운영돼 왔다. 은행권이 초저금리 대출상품을 내놨지만 정작 지역 소상공인들은 대출 자체가 쉽지 않았다.

신용등급과 매출 등 기준이 까다로워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소상공인이 상당수라 소진공에 쏠려 병목 현상이 여전했다. 은행별로 각각 다른 신용평가 모델로 신용도를 측정하는 까닭에 대출이 거절되는 사례도 빈번했다. 이 상품은 신용등급 1~3등급 차주가 대출 대상이지만, 어느 기관의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하는지는 명확치 않았다. 은행들은 나이스평가정보 등 CB(신용평가)사들이 제공하는 신용정보와 은행 내부 정보 등을 결합해 자체적으로 신용등급을 산출해 대출에 활용한다. 이 때문에 CB사에서 3등급 이내임을 확인한 고객도 은행에 가면 자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대출 거절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은행별로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문제였다. KB국민은행은 전체 13개 등급 중 1~3등급, 신한은행은 BBB+ 이상으로 전체 21개 중 8등급 이상이다. 우리은행은 10개 등급 중 1~3등급, 하나은행은 CB사 신용등급 1~3등급이면서 자체 신용등급이 전체 15개 중 1~5등급이어야 대출 대상이다.

신용등급이 통일된 만큼 소상공인들이 여러 시중은행을 돌아다니며 대출 승인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사라질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1년 만기 후 금리 재산정시 자체 신용등급에 미달되는 차주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 한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초저금리 이차보전 대출은 만기가 1년으로 짧은데 만기 도래에 따른 금리 재산 출시 은행 내부 기준에 못 미치는 차주는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며 "은행 자체 신용평가 모델이 더 정교한데 외부 CB사 기준을 적용하면 부실 위험도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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