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호 동구청장

126, 우리나라에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진단키트를 요청하고 있는 나라의 수이다. 이 정도면 의료 한류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코로나 31번째 환자 발생 직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온 국민이 불안에 떨었지만 1일 신규 환자가 50명 내외로 유지되면서 우리나라의 방역체계와 의료 수준이 전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진단 정확도가 98%에 이르는 첨단 진단키트, 환자 발생 경로를 추적하고 동선을 공개하는 IT 기반 방역체계 구축,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사재기를 하지 않는 시민의식 그리고 가장 큰 박수를 받아야 할 헌신적이고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의료진들, 민·관·의(醫) 3박자가 하나 된 마음으로 코로나와 싸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전국 지자체들은 선의의 경쟁을 하듯 코로나를 물리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동구는 마스크 품귀현상을 해결하고자 전국 최초로 자외선 소독기를 구청 및 행정복지센터에 설치했다. 감염병 지역사회 확산방지를 위해 열 화상 카메라를 긴급 투입하고 대전에서는 처음으로 공동주택 엘리베이터 버튼에 코로나 항균필름을 부착했다.

아직 코로나는 진행 중이고 현재까지 200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또 다시 이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염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방역선진국을 넘어 의료 선진국으로 가야한다.

그렇다면 의료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고 있으며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감염병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일까? 바로 대전의료원 설립이다.

전국 16개 광역시·특별시·도 중 의료원이 없는 곳은 대전을 포함한 단 3곳 뿐이다.

공공보건으로서의 대전의료원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의료 취약계층에 비용부담을 줄이고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2012년 용운동 선량마을에 부지지정을 건의한 이후, 2017년 대통령 공약사업 반영, 2018년 예비타당성 대상사업 선정과 KDI 예타 조사 실시 등 숨 가쁜 과정을 지나오면서 23만 동구민 그리고 대전시민의 숙원인 대전의료원 설립이 눈앞에 실현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예비타당성 종합평가 제도가 변경되면서 1차 점검회의 시 비용편익 분석에서 경제성 저하 변수가 발생해 예타 통과를 위해 지속적으로 보완자료를 제출하는 등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감염병에 대한 대처 능력, 그리고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바로 대전의료원 건립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감염병이 대유행 할 경우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지는데 경제적인 잣대만 강조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코로나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중국 우한에 고립된 교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세기를 파견했고 격리 해제가 돼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때 처음으로 국가의 고마움을 느꼈다는 한 교민의 인터뷰를 봤을 때 필자는 깊은 감동을 느꼈다. 국가 존립의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원인과 해결책을 알 수 없는, 어쩌면 코로나보다 더 강력한 각종 감염병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충분히 가능하다.

대전의료원은 이러한 예기치 못한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고 종식 시키는데 있어 절실히 요구될 뿐만 아니라 평시에는 의료복지를 제공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 발전할 것임을 확신한다. 이런 취지에서 다시 한 번 강력히 대전의료원의 설립을 강력히 요구한다. 대전의료원이 조속히 설립될 수 있도록 대전 시민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해주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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