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소제동·용문동 카페촌 나들이객 몰려… 코로나 우려
“대흥동 테미공원 이어 명소 모두 폐쇄해달라” 요구도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지난 주말에 골목에 있는 가게들 앞에서 대기하는 사람들, 벚꽃 사진 찍는 이들로 골목 전체에 사람들 천지였어요. 집에만 있으라고 하는데 집 주변이 더 위험한 것 같아요.”

대전 동구 소제동에 사는 A(78) 씨는 몰려드는 나들이객들 때문에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확산이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주택 사이사이에 카페, 식당 등이 위치한 소제동의 특성상 나들이객들이 골목까지 들어와 A 씨의 집 주변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특히 대동천변에 사는 A의 집 인근에 벚꽃까지 만개하면서 나들이객은 더욱 몰렸던 상황이다.

A 씨는 “벚꽃나무 밑에서 사진 찍는다고 다들 마스크를 벗고 대문 바로 앞까지 점령하는 탓에 집에만 있어도 불안하다”며 “노인들은 혹여나 코로나에 걸릴까 노심초사하는 중인데 몰려드는 사람을 감당할 수 없으니 이곳도 출입을 통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지역 주택가 인근의 벚꽃명소, 카페 등에 나들이객이 몰리면서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감금 아닌 감금 생활을 하고 있는 시민들이 벚꽃과 함께 피어나는 봄기운에 못이겨 지역 실외 명소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곳이 모두 폐쇄되면서 되려 주택가 인근 소소한 벚꽃명소나 카페촌에 상춘객들이 모여들면서 인근 주민과의 마찰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은 서구 용문동도 마찬가지다.
과거 가정집이었던 주택을 개조해 운영하는 카페들이 있는 탓에 주말은 물론 평일 오후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용문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33) 씨는 “인근 주민이 휴업할 계획 없느냐고 물은 적 있다”며 “주택가에 있다 보니 주민들이 사람들의 드나듦 자체를 꺼리는 듯해 미안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중구 대흥동의 테미공원 폐쇄 소식에 인근 주민들이 반색하기도 했다.
테미공원이 주택가와 아파트에 둘러싸여 있는데 지역 내 다른 벚꽃 명소들이 줄줄이 폐쇄하면서 테미공원이 행사장처럼 북적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전지역 커뮤니티에는 ‘벚꽃이 핀 이후 사람들이 몰려 화가 났는데 드디어 폐쇄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평일에도 나들이객이 너무 많았다’, “바로 옆이 주택가이기 때문에 폐쇄하는 게 맞다’ 등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거주지 인근에서 영업 중인 카페, 식당 등에는 소독제와 안내 수칙을 전달하는 식으로 점검을 실시 중”이라며 “주택가에 위치한 벚꽃 명소, 카페를 전부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나들이객 분들이 주민들의 불안감을 이해하고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 준수를 각별히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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