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여파로 충남지역 대표 특산품인 배를 재배하는 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배꽃 인공수분(화접) 시기가 도래했지만 인력 수급에 난항이 예상돼 농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접 시기를 놓치면 열매가 맺히지 않아 수확량과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지만 10여년간 진행돼온 농촌 일손돕기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불가능한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8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도내 배 농가는 천안 800여농가(947여㏊)와 아산 510여농가(616여㏊) 등으로 지역 내 과수 농가 중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2000년경부터는 매년 화접 시기에 기관과 단체, 기업, 대학생, 국군장병 등 수천명의 자원봉사가 이뤄졌으며 지난해는 누적 1만여명(천안 6000여명·아산 3600여명·이외 900여명)이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는 통상적으로 화접을 위한 기간이 꽃이 핀 일주일 가량 밖에 주어지지 않는 데다가 수작업으로 진행돼 소위 ‘인원 싸움’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올해 자원봉사가 대폭 축소되거나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도는 올해 화접 시기를 다음주부터 25일까지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중앙정부에 군인력 동원 등을 건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선 당장 이날부터 화접을 시작한 곳도 있고 극심한 일교차로 인해 저온 피해까지 호소하는 농가마저 확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40년간 천안 성환읍에서 배를 재배한 A(66) 씨는 “개화 시기가 이렇게 이른 것도, 인력이 부족해 화접에 이토록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도 처음”이라며 “저온 피해로 꽃이 죽는 사태까지 벌어져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선교 기자missio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