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8일 유치의향서 제출…충청 이용자 눈높이 선정 기대
전남 입지조건·균형발전 딴지…“충북 교통·정주여건 등 우수”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1조원대 규모의 다목적방사광가속기 유치전(戰)이 스타트를 끊는다. 충북도는 8일 구축에 적합한 '화강암반층' 지질인 청주 오창지역을 구축지로 명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한다. 충북지역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권 당시 응모한데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7일 충청권의 학계와 도민들은 '이용자' 즉 방사광가속기의 활용도가 높은 연구기관과 대학교, 반도체 및 바이오산업 종사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입지 선정을 기대하고 있다. 충북도는 과기부가 이미 밝힌 평가기준에 발맞춰 대응할 계획이다. 50점이 배정된 입지 조건과 관련해 오창이 중부고속도로 서오창 IC에서 5분, KTX 오송역 15분, 청주국제공항 15분 내에 위치해 있고, 정주여건이 우수한 점 등을 적극 설명할 방침이다.

특히 이용자인 전국의 주요 연구기관과 대학교, 관련업계 등이 충북 유치를 지지하고 있는 점을 알릴 계획이다. 앞서 과기부는 기본요건(25점)·입지 조건(50점)·지자체 지원(25점)을 배정했다. 배점 비중이 가장 큰 입지 조건은 6개의 세부평가항목 가운데 시설 접근성 및 편의성·현 자원 활용 가능성·배후도시 정주여건 등을 평가한다. 이를 두고 주요 연구기관 등은 이용자 중심의 접근성과 생활권(生活權) 등을 고려한 조건이라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반면 전남지역 등은 입지 조건에 50점이 배정된 것을 두고 불공정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접근성과 정주여건, 현 자원 활용 가능성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수도권과 인접한 지역을 염두하고 평가기준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얘기다. 국가균형발전론이 기저에 깔려 있다. 이에 대해 과기부는 2일 유치의사가 있는 충북 청주 오창을 비롯해 전남 나주, 강원 춘천, 인천 송도, 경북 포항 등 5개 시·도에 공통답변 자료를 보냈다.

과기부는 '시설 접근성 및 편의성'에서 대학, 연구기관 이용자 접근성과 교통 편의성 항목이 유사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이용자 접근성은 전국의 대학, 연구소, 산업체 등 이용가능 기관으로부터의 접근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며 "교통 편의성은 제공부지로부터 인근의 교통편의시설(KTX역, 고속도로IC, 고속버스터미널)의 이용 편의성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주여건의 대상과 관련해선, "가속기 시설과 관련 산업체, 연구기관 등에 근무하는 연구원 또는 직원 뿐 아니라 시설을 이용하는 이용자 모두"라고 했다.

국가균형발전 항목이 예타 평가기준 배점(40%)과 다른 이유에 대해선 "이번 평가는 부지선정만을 위한 것으로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준이 동일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충청권은 접근성과 정주여건 뿐만 아니라 현 자원의 활용 가능성도 높다. 실제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할 수 있는 연구기관이 즐비하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충북 청주 흥덕),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대전 유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대전 유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대전 유성),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대전 유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대전 유성), 한국화학연구원(대전 유성), 한국전자통신연구원(대전 유성)이다.

이상의 연구기관 에다가 국립암센터(경기 고양), 한국세라믹기술원(경남 진주) 등 총 10곳의 기관장들은 2월 19일 충북도와 업무협약을 맺고 오창지역이 구축지로 최적합하다는 데 의견일치를 봤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세계 1, 2위의 반도체 생산기지 연결선은 이천~기흥~화성~평택~청주로 이어진다.

충북지역에는 화학부문은 LG화학, LG생활건강이 신약개발과 관련해선 종근당, ㈜펩트론, ㈜큐라켐 등은 각각 위치해 있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가속해 태양빛보다 많게는 1000경 배나 밝은 빛을 만들어 물질의 기본단위까지 관찰하는 초정밀 거대 현미경으로 신소재는 물론 바이오, 반도체, 디스플레이, 신약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최첨단 실험장비다.

한편 충북도는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지렛대로 삼아 '신수도권 혁신산업벨트'를 완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즉 수도권 남부의 반도체클러스터와 충북도가 추진 중인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클러스터, 청주 오송과 오창의 생명·과학 산업단지, 신행정수도인 세종시, 대덕특구를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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