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덕 보수단일화 막판 영향력 주목
서원 ‘고정표냐’ ‘새인물이냐’ 관심
중부3군 선거인 비중 큰 음성 관건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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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4·15 총선전(戰)이 중반전에 돌입한 가운데 충북지역 곳곳에서 여야의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전국 격전지이자 청주권 내 최대 이목이 쏠리는 청주 흥덕은 보수후보 단일화란 '변수'가 발생했고, 비청주권의 증평·진천·음성(중부3군)은 접전 양상으로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음성군의 표심'이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주 서원은 양 진영 모두 막판 '비장의 카드'를 뽑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흥덕 선거구가 '1대1 구도'로 급재편됐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후보 대 미래통합당 정우택 후보 간 한판 대결로 압축된 것이다. 이는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후 무소속으로 레이스를 뛴 김양희 전 흥덕당협위원장이 지난 5일 '정권심판'과 '후보단일화'를 강조하며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기 때문이다.

정우택 캠프 측은 총선판 '뒤집기'에 나설 절호의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 후보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기저에 깔려 있다. 충청투데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1~2일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도종환 후보가 지지도 46.4%를, 정우택 후보는 35.3%를 각각 획득했다. 도 후보가 11.1%포인트 격차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결과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 김양희 전 위원장(사퇴 전 여론조사 진행)은 4.5%를 기록했다. 정우택 후보와 김양희 전 위원장의 지지도를 합치면 39.8%다. 수치(數値)상으로는 도종환 후보의 46.4%를 넘어서지 못하지만 여론조사 전에 보수 진영의 단일화가 성사됐으면 시너지 효과로 인해 40%대에 충분히 진입했을 것이란 게 일각의 분석이다. 도종환 후보와 정우택 후보 간 오차범위 내 접전의 가능성을 얘기하는 것이다.

반면 도종환 후보 측은 '이변'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전혀 쫓기고 있지 않다는 게 도 후보 측의 시각이다. 도종환 후보는 6일 페이스북에 '들국화'라는 제목의 시를 올려 놓는 등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도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방심은 없다. 마지막 한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높게 나온 청주 8(강내면, 가경동, 강서1동)·9(오송읍, 옥산면, 운천·신봉동, 봉명2·송정동, 강서2동)선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표밭 굳히기'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흥덕은 청주 7(복대1동, 복대2동, 봉명1동)·8·9선거구로 구성돼 있다.

중부3군은 5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통합당 경대수 후보는 44.5%를, 민주당 임호선 후보는 40.1%의 지지도를 각각 기록했다. 격차는 4.4%포인트에 불과하다. 경대수 후보는 증평에서 48.3% 대 40.6%로, 진천에서는 48.0% 대 38.0%로 앞섰다. 반면 임호선 후보는 음성에서 41.6%를, 경대수 후보는 40.1%를 각각 획득했다. 격차는 불과 1.5%포인트다. 이를 두고 음성이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개군(郡) 중 음성이 선거인수가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총선판에 뒤늦게 등판한 임호선 후보가 비록 한 뼘 차이로 음성에서 앞섰지만 유의미해 보인다"며 "'음성표심'이 과연 누구에게 향할 지 마지막까지 지켜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청주 서원의 이장섭 민주당 후보는 이 선거구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4선의 오제세 의원 측과 막전막후에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서원구에서 탄탄한 조직을 다져온 오제세 의원이 이장섭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오제세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참 고맙다"며 "민주당 후보를 크게 한 번 더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오제세 의원은 2일 충북새로운미래선거대책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최현호 통합당 후보는 '마지막 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권유를 적잖게 받고 있다. 최 후보는 1996년 15대 총선 때 첫 출사표를 던진 이후 금배지 도전 '6전7기'에 나선 상황이다. 최 후보 측은 검토는 하고 있지만 마지막이란 표현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최 후보는 "최후의 일각까지 열심히 뛰겠다"고만 말했다. 최현호 후보 지지층에서는 이른바 '최현호 고정표'의 결집을 통해 승부를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타낸다.

한편 흥덕, 중부3군 선거구의 여론조사는 유선 무작위 생성 전화번호와 통신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추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흥덕은 표본오차 ±4.3%포인트, 신뢰수준 95%. 응답률 6.2%. 표본구성(2곳 동일) 유선 40%, 무선 60%. 중부3군은 표본오차 ±4.4%포인트, 신뢰수준 95%. 응답률 7.3%.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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