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온라인 강의 연장 지속…대학생 26% “주거불안” 호소
2~3주 양도 불법전대도 등장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학교도 못 나가는데 월세는 꼬박 나가고 한숨만 나오네요.”

자취방을 미리 구한 대학생들이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여파에 울상을 짓고 있다.

대학마다 온라인 강의를 한 달가량 지속이어가면서 학생들은 입주도 못한 상황에 울며 겨자먹기로 월세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수도권을 비롯한 대학들은 1학기 전면 온라인강의와 무기한 연장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대전에서는 카이스트와 대전대가 비대면 수업 일정을 별도 기간 없이 추가 연기한 상태다. 나머지 대학들도 당초 다음주 예정된 대면수업을 2~3주가량 재연장하면서 온라인 수업에 들어가는 곳도 대다수다. 때문에 학교로 등교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아무도 살지 않는 빈 방에 매달 월세를 내야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학생 최(24·여)씨는 “이미 1~2월에 1년 치로 방을 계약한 상태라 취소도 못하고 매달 30만~40만원씩 길에다 버리는 격”이라며 “상황에 따라 대면강의가 또 미뤄질 가능성도 있고 학교시설도 이용 못하고 답답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온라인수업은 학생들의 주거 부담으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의 코로나19 대학가 수업권 침해 사례조사 결과를 보면 대학생 3981명 중 1066명(26.8%)이 개강 연기에 따른 피해 사례로 주거불안을 꼽았다. 이들은 입주하지 못한 채로 불필요한 월세를 납부했다고 토로했다. 계약을 중도에 무르기도 난처하고 대면수업이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각에선 2~3주간 자취방을 양도하는 불법전대 글까지 등장하고 있다.

현재 익명제보로 이용할 수 있는 대학교 SNS를 비롯한 커뮤니티에는 '단기 자취방 양도받으실 분', '1~2달만 지낼 방 양도합니다' 등과 같은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집주인에게 입주 시기를 미뤄달라고 요청하지만 쉽지 않다. 부동산을 중개업자 진모 씨는 “집주인에게 한 달 정도 늦게 입주하면 안 되냐고 부탁이 종종 오지만 며칠도 아니고 기간도 길어 거절했다”며 “개강이 늦춰지면서 원룸 계약이 줄고 있는데 대학생들의 딱한 사정을 알면서도 무조건 들어줄 수는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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