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장 이야기’... 60세 시급노동 일지 모아, 노인 노동자 현실 전면화
‘오늘의 법정을 열겠습니다’... 대중의 언어로 사회 법정다툼 생생히 중계
‘유럽의 죽음’... 유럽 이민현장 조명 과거부터 현재의 정책 등 조사

▲ 임계장 이야기. 후마니타스 제공
▲ 오늘의 법정을 열겠습니다. 북트리거 제공
▲ 유럽의 죽음. 열린책들 제공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다. 가벼운 외출도 꺼려진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수이자 의무다. 바로 지금이 ‘방구석 여행’을 떠나기 위한 적기다! 미뤄뒀던 독서를 시작하자. 노동, 법, 이민 등 재밌는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트이는 시야와 쌓이는 식견은 덤이다.

조정진 작가가 후마니타스에서 ‘임계장 이야기’를 출간했다. 퇴직한 60세 노동자가 생계를 위해 시급노동에 뛰어든 노동일지를 모았다. 임계장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임말이다. 실제 저자가 버스터미널에서 일할 때 주변에서 그를 부르던 이름이기도 하다.

저자는 38년간 공기업 정규직으로 일했다. 2016년 퇴직 후 시급노동을 시작했다. 저자는 버스터미널, 아파트, 빌딩 등을 전전하며 배차원, 경비원, 주차관리원, 청소부 등으로 일했다.

책은 저자가 겪은 시급 일터의 팍팍한 현실을 담담히 담았다. 특히 우리가 외면해 온 노인 노동자의 현실을 전면화한다. ‘젊지 않은 노동자’의 노동력이 어떻게 소비되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저자는 첫 직장인 버스 회사에서 ‘1인 3역’을 맡았다. 그러나 탁송 작업을 하다 허리를 다쳤다. 사흘의 질병휴가를 신청하자 해고당했다. 경비직으로 일할 때는 식사 시간과 취침 시간에도 주민들의 각종 요구에 응해야 했다. 근무 외 시간에도 ‘단속적 근로자’라는 이유로 쉴 새 없이 일했다. 택배 업무와 쓰레기 처리는 의무였다.

책은 1장부터 4장까지 동명고속(가명), 노을아파트(가명), 대형빌딩, 터미널고속(가명)을 거치는 그의 임계장 이력을 서술한다. 저자뿐만 아니라 검표원, 콜센터 상담원, 편의점 알바생, 미화원 등 그가 거쳐 간 일터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도 조명한다. 전체 260쪽, 정가 1만 5000원이다.

허승 판사가 북트리거에서 ‘오늘의 법정을 열겠습니다’를 출간했다. 분쟁이 일어나면 ‘법대로 하자’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사회다. 법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그리고 신문과 뉴스를 떠들썩하게 달궜던 사건의 법적 쟁점은 무엇일까?

책은 우리 사회의 법정 다툼을 생생히 중계한다. 어려운 사법부의 판결을 대중의 언어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책에 등장하는 24개 갈등 사례는 흥미를 더한다.

‘동성 결혼 합법화 논란’, ‘태양광발전소 자연 훼손 논란’, ‘아이돌 스타의 전속계약 분쟁’ 등 굵직한 이슈부터 ‘배우자와 자녀 간 상속 분쟁’, ‘이웃 간 일조권·조망권 분쟁’ 등 사적이고 개인적 차원의 다툼까지 다뤘다.

아울러 저자는 유명인과 강력범죄에 관한 판결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현실을 지적한다. 이어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판결은 사소한 행정사건과 민사사건이라는 점을 환기시킨다.

또 관심이 덜한 분야는 입법적 통제도 약해 특정 이해단체의 뜻에 따라 입법이 이뤄질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한다.

저자의 이력에도 주목하자. 저자는 사법연수원 37기로 서울중앙지방법원(2011~2013년), 서울서부지방법원(2013~2015년), 대전지방법원(2015~2017년), 대전고등법원(2017~2019년) 등을 거친 후 수원고등법원에서 일하고 있다. 수천억원의 법인세 취소를 구하는 대형 조세사건부터 100만원의 피해배상을 구하는 민사 소액 사건까지 크고 작은 분쟁을 경험했다. 현재도 올바른 재판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전체 346쪽, 정가 1만 6500원이다.

2017년 화제작 ‘The Strange Death of Europe’의 한국어판 ‘유럽의 죽음’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됐다. 저자 더글러스 머리는 영국의 젊은 언론인이자 정치 논평가다.

2017년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생아 이름은 ‘무함마드’다. 2050년부터 스웨덴의 무슬림 비중은 20%를 넘을 전망이다.

이에 저자는 유럽에서 벌어지는 이민 현장을 조명했다. 급증하는 이민자,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는 테러, 사회 갈등 등을 담았다.

특히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고자 과거부터 현재의 이민자 이주 현상과 정책, 각 나라 정치인들의 이주 관련 입장 바꾸기, 지지부진한 본국 송환, 다문화주의의 실패 등을 면밀히 조사했다.

저자는 무슬림을 필두로 한 대규모 이민은 유럽 인구 변동과 범죄 증가, 사회 전체의 이슬람화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이로 인한 테러와 범죄가 유럽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감춰지고 회피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저자는 명확한 이민자 수용기준과 유럽 정치인들의 인식 변화를 촉구한다. 그러면서 “유럽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이슬람에게 점령당해 ‘유럽의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말한다.

책은 2017년 당시 큰 화제를 일으켰다. ‘인종차별’이 아닌 현실적인 분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책은 영국과 미국에서만 17만 부 이상 팔렸다. 카타르, 이스라엘, 일본, 중국을 비롯해 25개국의 서점에 올랐다. 전체 512쪽, 정가 2만 5000원이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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