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안형준 기자]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며 본격적으로 총선 선거국면이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유세 열기가 전보다는 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권자들의 관심도 덜 할 것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4년간 국회를 책임질 국민의 일꾼을 뽑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투표 당일에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진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선거시즌을 맞아 선거를 다룬 영화들을 살펴보자.

-특별시민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 분)는 3선 당선을 노리고 있다. 차기 대권까지 노리는 변종구는 정치판의 권모술수에 능한 인물이다. 정치판에서 닳고 닳은 변종구이지만 선거 승리는 역시나 녹록지 않다. 가족, 캠프인사는 물론 본인까지 선거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고를 일으킨다. 영화는 변종구가 이를 돌파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그를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묘사한다. 변종구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서슴지 않고 가족을 버리는 선택까지 내린다.

변종구에 맞서는 후보는 양진주(라미란 분). 양진주 역시 변종구만큼은 아니지만, 승리를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 양측의 ‘정치쇼’ 대결을 통해 영화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선악 갈등이 아닌 최악과 차악의 진흙탕 싸움을 그려내며 현실감을 더한다. 총선을 앞두고 영화 ‘특별시민’을 시청하며, 이번 선거가 최선의 후보를 뽑는 투표가 될지, 최악을 피하는 투표가 될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정직한 후보

‘정직한 후보’는 선거를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다.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분)은 살아있는 할머니까지 돌아가셨다고 거짓말을 할 만큼 당선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다. 4선 도전을 앞두고 순조롭게 선거운동을 진행하던 어느 날 ‘손녀가 거짓말 좀 하지 않게 해달라’는 할머니의 기도로 주상숙은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다.

영화는 이 황당한 설정을 통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로 관객에게 웃음을 전한다. 주상숙이 남편과 시어머니를 평소에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진실을 말하는 장면 등이 재미를 준다. 이보다 더 큰 재미는 선거판의 부조리함을 당사자인 주상숙이 본인의 ‘진실의 주둥이’를 통해서 까발리는 장면에서 발생한다. 다들 어느 정도는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차마 말은 하지 못했던 선거와 관련된 진실들을 드러내며 보는 이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웃을 일이 많지 않은 시기에 선거 관련 코미디 영화로 잠깐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안형준 기자 ah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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