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 대출금리 하락세 전망
‘전세 전환’ 월세 세입자 몰릴듯
집주인, 이자수익 낮아 월세 선호
대출규제·세부담 탓 전세가 상승
수요 늘고 공급 줄어 더 오를수도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제로 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대전지역 전·월세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인하하면서 전세자금 대출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올해 초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전세자금 대출자들의 부담이 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0%대에 진입하면서 내달 15일 발표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 지수)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전세자금 대출 금리는 지금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LTV 등의 제한 때문에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어 금리가 내려가도 별 영향이 없다"면서 "오히려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전세자금 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대출받아 전세로 갈아타려는 월세 세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출 규제와 경기 침체 등으로 매매를 미루는 수요까지 더해지면 전세 수요가 대거 몰릴 전망이다.

중개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KB국민은행 대전 매매 가격 전망지수는 지난달 116을 기록하며 전월(121) 보다 크게 둔화했다. 대전의 경우 2월 121을 기록, 광역시 중 가장 높았지만 3월에는 116으로 떨어졌다.

반면 대전의 전세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이 조사한 결과 지난달 5개 광역시 중 대전(0.52%)의 전세 가격이 상승이 가장 높았다. 이는 코로나 사태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줄면서 매매 대신 전세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 공급도 전세 대란의 예상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전세 공급량은 감소 가능성이 높다. 낮은 금리와 높아진 보유세 부담으로 월세 수입을 원하는 집주인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올해 대전 아파트 입주물량은 6200가구 정도로 많지 않은 데다 내년에는 5630가구로 줄게 된다. 이 중 양도소득세 비과세 거주요건(2년)을 충족하기 위해 세를 놓지 않고 직접 입주하는 집주인도 많다는 것이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의 관측이다. 결국 수급 불균형으로 전세금이 오르고 세입자 부담이 가중된다. 실제 교통이 편리하고 기반기설이 잘 갖춰져 있는 곳의 전세금은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대전 서구 도안동 금성백조예미지 아파트 84㎡ 전세 실거래가는 지난 1월 2억 7000만원에서 지난달 3억원으로 상승했다. 도안동 현대아이파크(84㎡)도 한 달새 3억 3000만원으로, 3000만원 올랐다. 둔산동 목련(117㎡) 역시 지난 1월 5억 5000만원 선에서 거래던 전세금이 지난달 들어 최고가 (5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거래도 줄고 있는 상황인 데다가 공급도 부족해 전세 가격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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