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대전지역 상반기 6개 축제 취소·연기
성수기 실종에 아르바이트 전전… 트럭 헐값 판매하기도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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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코로나 19(이하 코로나) 여파로 푸드트럭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일환으로 지역 봄 행사와 축제들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사실상 푸드트럭의 영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2일 대전시 5개 자치구에 따르면 대청호 벚꽃 축제, 대덕뮤직페스티벌 등 상반기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6개 축제가 취소 또는 잠정 연기됐다.

여기에 대부분의 대학 축제까지 가을로 미뤄지면서 한창 성수기를 누려야 할 시기에 푸드트럭은 설 자리를 잃었다.

푸드트럭은 지자체에서 정해준 한정된 공간에서만 영업할 수 있어 행사나 축제 개최돼야 이들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인가받은 푸드트럭 조합은 베스트대전·충남푸드트럭협동조합 등 2곳으로 개별 운영자까지 합하면 총 40개의 사업자가 있다.

이들은 지난해만 해도 지역 곳곳의 봄 축제 현장에서 손님을 만나며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속수무책으로 장사를 멈췄다.

행사 취소로 생계가 어려워지자 사업자들은 택배나 주유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3년 간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있는 류영현(32) 씨는 "지난해 성수기 때는 월평균 1500만원 정도 수익을 벌었었는데 올해는 한 푼도 못 벌었다"며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한두 건의 행사는 있었는데 지금은 전혀 없어 아르바이트만 전전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어 "봄 꽃 축제 시즌 때 바짝 벌어야 비수기인 겨울을 보낼 수 있는데 이번에는 모든 기회가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 접어들면서 푸드 트럭 장사를 포기하는 이들도 속출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푸드 트럭을 사랑하는 모임'에는 트럭을 헐값에 판매하겠다는 채팅방이 개설되고 있다.

2000만~4000만원에 이르는 초기 비용을 감당하며 트럭 인테리어를 완성했지만 더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사업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물건을 내놓은 것이다.

거래도 쉽게 성사되지 않는다.

언제 다시 이런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트럭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육동호 베스트대전·충남푸드트럭협동조합 대표이사는 “1년 중 주로 봄·가을에 축제가 있고 이때 일자리는 한정돼 있어 일하고 싶어도 못 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번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여파로 다들 생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홍지은 수습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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