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제로(0%대) 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대전지역 전·월세 시장이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세입자들은 대출 금리가 낮아져 월세보다 전세가 유리하고 반대로 집주인은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대전 서구 도안동 금성백조예미지 아파트 84㎡ 전세 실거래가는 지난 1월 2억 7000만원에서 지난달 3억원으로 상승했다.

도안동 현대아이파크(84㎡)도 한달새 3000만원이 오른 3억 3000만원에 거래됐다.

둔산동 목련(117㎡) 역시 지난 1월 5억 5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던 전세금이 지난달 들어 최고가 (5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기존 월에서 전세로 갈아타려는 세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대출 규제와 경기 침체 등으로 주택 매매를 미루는 수요까지 더해지면 전세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KB부동산 리브온를 보면 지난달 기준 5개 광역시 중 대전(0.52%)의 전세가격이 상승이 가장 높았다.

울산(0.20%), 대구(0.09%), 광주(0.07%)는 상승했고, 부산(0.00%) 은 보합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줄면서 매매 대신 전세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전세 공급이다. 올해 전세 공급량은 감소 가능성이 높다.

낮은 금리와 높아진 보유세 부담으로 월세 수입을 원하는 집주인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올해 대전 아파트 입주물량은 6200가구로 많지 않은데다 2021년에는 5630가구로 줄게 된다.

이 중 양도소득세 비과세 거주요건(2년)을 충족하기 위해 세를 놓지 않고 직접 입주하는 집주인도 많다는 것이 현장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결국 수급 불균형으로 전세금이 오르고 세입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가 줄면 이른바 갭(gap) 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매수심리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확산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데다 몇년째 가격이 폭등한 탓에 피로감도 커진 탓이다.

한국감정원 조사를 보면 지난달 23일 기준 대전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반적으로 전주에 비해 낮아졌다. 지난주 집값은 전주 대비 0.37% 오르는 데 그치면서 전주(0.46%)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거래도 줄고 있는 상황인 데다가 공급도 부족해 전세가격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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