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학과 재학생 4300여명 코로나 탓… 공연활동 ‘잠정 중단’
생활고 극심해 진로변경 고려도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꿈도 공연도 먼지처럼 사라졌네요.” 지역 공연예술 관련 학과 졸업을 앞둔 A(26) 씨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던진 한마디다.

A 씨 목표는 하루빨리 공연 경력을 쌓아 연극계에서 활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확산세로 예정된 공연이 취소돼 그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경험은 커녕 준비한 무대를 선보일 수조차 없게 됐다.

이는 A 씨 뿐만 아니다.

수많은 공연예술계 준비생들이 이 같은 상황에 놓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연예술계 준비생들에게 ‘공연’은 경력과 경험을 쌓는 의미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한 번의 공연에라도 오름으로써 이들이 또 다른 공연 지원 서류에 쓸 수 있는 한 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역대학 내 공연예술계 학과에선 학생들의 경험과 취업연계를 위해 매학기 개강 후 혹은 학기 중에 공연을 마련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선 코로나로 인해 모두 멈춰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지난달 대전·충남 공연예술 관련 학과에서 준비한 공연 최소 2건, 최대 10여 건까지 미뤄지거나 없어진 상태다.

대전·충남지역 10개 대학 내 공연예술분야 학과는 25여 개에 달한다.

재학생 수는 4320여 명이다.

재개 기약이 없는 상황에 이들은 더욱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각 대학은 코로나 종식까지 공연 재개 논의를 멈추기로 했다.

연이은 공연 취소에 준비생들의 울분 터지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B(27) 씨는 “2월~3월은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기간”이라며 “경력 한 줄에 지원할 수 있는 극단과 꾸는 꿈이 달라진다”고 전했다.

준비생들의 생계문제도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행사, 공연활동 취소 및 연기로 준비생들의 생계도 위태로운 모양새다. 일부에선 극 단원으로 활동하다 코로나로 퇴사까지 당한 경우도 나오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공연예술계 준비생들은 오디션 볼 기회조차 사라져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자신이 동경하며 꿈꿔왔던 문화예술계 분야 진로를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일까지도 일어나고 있다.

이 상황을 바라본 대전연극협회장은 “공연예술계가 코로나로 멈춰 힘들다”며 “공연예술인들 생계유지를 위한 기초생활보장을 해줄 수 있는 국가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해창 기자·박혜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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