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연 청주시 수곡2동 행정복지센터 주민복지팀장

얼마 전 집으로 반가운 택배 하나가 도착했다, 제천에 살고 계신 친정엄마가 집에서 손수 만든 마스크를 청주로 보내주신 것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생긴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약국에서 구매하기도 어렵다는 소식에 평소 봉제교실에서 열심히 배워온 실력으로 직접 도안을 그려 천 재단부터 재봉틀을 이용해 마스크의 모양을 잡아가는 것까지 하나하나 완성해 코로나19로부터 딸을 지켜 내리라는 마음을 담아 만들어주신 것이다.

그간 일주일에 두 개의 마스크를 약국에서 사면서도 '나는 OK, 당신 먼저', '보건용 마스크 급한 사람에게 양보하자' 등 국민들 사이에서 착한 마스크 운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나도 착한 마스크 운동에 동참해야겠다는 생각하고 있던 터라 친정엄마가 직접 만든 면 마스크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착한 마스크 운동의 일환으로 최근 전국의 각종 봉사 단체와 시민들이 면 마스크 만들기 봉사에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재봉 강사, 교육 수료생, 재봉업 종사자들, 재봉기술이 없는 일반 시민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동참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마스크 5부제 시행으로 마스크 구하기가 어렵진 않다지만 일주일에 두 개의 마스크로는 부족하기도 하고 그마저도 구입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이렇게 전달되는 수제 면 마스크는 무척이나 소중하게 여겨질 것이다.

친정엄마가 만든 수제 마스크를 직원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면서 우리도 착한 마스크 운동에 동참하자고 제안했고, 서로 다른 디자인과 패턴 중 마음에 드는 마스크를 고르면서 "핑크 마스크가 저한테 딱예요.", "꽃 패턴이 예쁘네요." 등등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하는 직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직원들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지난 뉴스 보도가 생각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림픽을 준비하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은 한 달째 선수들의 외출을 통제하고 있는데, 일부 선수들이 선수촌의 모습을 담은 재미있는 영상을 올렸다고 전한 뉴스 내용이었다.

그중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가 밖에 나가지 못하는 답답함을 웃음소리로 표현하는 코믹한 영상을 제작해 올리며 선수촌 밖에는 한 발짝도 쉽게 나가지 못하는 암울한 상황을 유머로 승화시켰는데, 4년을 기다린 올림픽마저 정상 개최가 불투명하지만 불평 대신 웃음을 띤 선수들의 긍정 에너지가 코로나19로 지친 사회에 흐뭇한 미소를 준다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선수들의 긍정 에너지가 그들의 힘든 시간을 잘 버틸 수 있게 하고 그 시간을 웃음으로 채우는 것처럼 수제 마스크로 시작된 우리 직원들의 긍정 에너지가 수곡2동 행정복지센터를 찾는 민원인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시민에게 전달돼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 나가기를 바라본다.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이 무척이나 절실해 일상생활이 소중해지는 4월 초까지 실시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2주간의 잠시 멈춤' 캠페인에 내가 먼저 함께하고 우리가 먼저 함께한다면 다시 일상으로 곧 돌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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