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호 충남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위원

김영호 충남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위원

총선이 이 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창 후끈 달아올랐을 선거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해 다른 일에 관심을 쏟을 만큼 여유가 없기 때문이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앞으로 4년간 민의를 대변해 국정의 한 축을 이끌어갈 대표를 선출해야 하는 선거의 중요성은 결코 축소될 수 없다.

한때 총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거론될 정도로 심각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선거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모든 사회, 경제적 활동이 위축돼 정상적인 선거 운동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과연 올바른 선택이 이뤄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특히 이번 선거는 바뀐 선거법의 여파로 '비례대표용 정당'까지 출현해, 자칫하면 정치꾼이나 선거꾼들만이 판치는 '그들만의 리그'로 치러지는 깜깜이 선거로 전락할 조짐마저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이제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이 시작되면 예전처럼 띠 두르고, 유세차에 올라 연설하고, 악수하는 풍경은 보기 힘들지 몰라도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는 책임은 결국 유권자 몫으로 남게 됐다.

기나긴 인생 여정에서 부딪치게 되는 수많은 선택 중 대부분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선택은 어떤 것일까? 아마도 배우자와 직업의 선택이라고 생각되는데, 선택의 잘 잘못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기준만 제대로 설정한다면 자신이 내린 결정, 즉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하는 일은 크게 줄어들텐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선택에는 결혼이나 직업 선택과 같은 사적인 선택도 있지만 공적인 선택도 있다. 민주사회에서 대부분의 공적 선택은 투표로 이뤄진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나 마을 회관의 위치를 정하는 일에서부터 대통령을 뽑고, 헌법을 바꾸는 일에 이르기까지 투표라는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이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이해관계, 즉 자신에게 미칠 유·불리에 따라 기준이 정해진다는 점이다. 결국은 공적 선택도 사적 선택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내려진 선택들이 모여 투표 결과가 되고 그에 따라 국가와 국민의 명운이 좌우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선택의 첫 단계로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선거에서 선택 기준이 돼야 할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는 인물, 정당, 정책(공약)이다. 이 중에서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정책, 즉 공약이라고 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가장 뒷전으로 밀려나고, 이 보다는 인물에 부수된 혈연, 학연, 지연 등의 감성적 요인들이나 이념, 지역 등으로 나누어진 지지 정당에 따른 묻지마 식 투표가 판세를 좌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떠나 대의를 위해서 공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우리 모두의 속성이라 하더라도 이해관계 속에 포함돼 있는 감성과 이성은 구분해 기준을 설정하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

다가오는 총선은 코로나로 인해 대면 선거운동의 위축이 예상되는 만큼 온라인이나 선거공보물 또는 방송토론 등의 미디어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주를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선거가 어쩌면 정책과 공약 중심의 이성적 선거로 바뀌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낙관적인 희망으로 '스마트 선택 2020'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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