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출 증가… 업무량↑
퇴근 늦고 휴식도 보장 못받아
폭언 듣고 정신과 상담 받기도
사업 중단 후 대출 상담만 집중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1. 대전지역 소재 소상공인지원센터 근무자 A 씨는 소상공인 코로나19 대출증가에 따른 업무량 증가로 퇴근시간이 평소보다 4시간 가량 늦춰졌다. 정상 퇴근시간(오후 6시) 이후에도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대출심사 관련 서류를 검토하는 잔업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휴식시간을 보장받지도 못하다보니 샌드위치와 우유로 허기를 달래고 있다. 그는 “업무 시작과 동시에 밀려드는 소상공인들의 갈급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안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곤 있지만 마음같지 않다”고 말한다.

#2. 보증기관에 근무하는 B씨는 지난주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 일처리가 더디다는 이유로 소상공인들이 각종 폭언과 협박을 내뱉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도 제때 못가는 상황에서 평소 들어보지도 못한 충격적인 발언에 환청이 들리기도 한다. 그는 “빠른 시간 내에 대출금을 받아야 하는 소상공인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폭언을 들으면 눈물이난다”고 전했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로 대출 보증서를 발급하는 보증기관 직원들이 업무량 폭증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금 확대에 따라 보증기관이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 등을 지원하다 보니 상담부터 심사, 민원까지 모든 업무가 폭증한 이유에서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용보증기금 일선 영업점에서는 소액 보증의 경우 지역신용보증재단으로 보내거나 후순위로 미루고 있다.

지원 목표액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반면 인력은 그대로라 소액 보증까지 취급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이 주로 찾는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의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소상공인 자영업자 경영애로 자금 신청 건수는 약 8000건에 달한다.

심지어 본부(센터)마다 코로나 경영자금 지원 신청자가 가장 많이 몰릴 때는 하루에 800여명 가까이 된다.

보증기관 직원들의 업무량이 급증한 이유는 코로나 금융지원이 대부분 보증부 대출에 집중돼 있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시중은행의 보증부 대출 수요까지 겹치며 업무는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지역 보증기관마다 인력을 충당하기 위해 파견직 근로자나 대학생 인턴(단기계약직)을 선발해 보증업무를 수행토록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기존의 업무가 아닌 전혀 다른 대출업무를 맡다보니 신속하고 정확한 일처리가 이뤄지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대전지역 한 보증기관 관계자는 “대부분 기관마다 현재 인원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업무량으로 인해 본래 진행돼야 할 사업도 모두 중단된 상태”라며 “오로지 보증 대출 상담 지원 업무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보니 저마다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한 조직개편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박혜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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