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82.0… 전월보다 14.3p↓…2009년 1월 이후 최대 하락폭
코로나 탓… 임금 등 인식도 악화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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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인해 충청권 소비자심리지수가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소비자들의 경기 판단이 뚜렷하게 악화된 것은 물론 생활형편 전망이나 가계수입 전망 등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9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발표한 '3월 대전충남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2.0으로 전월(96.3)보다 14.3p 하락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월별 공표를 시작한 2009년 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73.8), 2월(76.0), 3월(73.9)에 이어 사상 4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2009년 3월이면 금융위기로 글로벌 경기가 고꾸라져 바닥을 찍었을 때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현재의 경기와 앞으로의 전망이 모두 금융위기 때만큼이나 나쁘다는 뜻이다. 코로나로 인해 소비가 확 꺾인 데다 기업들의 생산시설 가동 중단이 이어지면서 돈을 벌기도,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9년 12월)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이달 수치는 기준치 100에서 한참 떨어져 있다. 지수의 세부 항목을 봐도 어느 것 하나 괜찮다고 할 만한 게 없다.

현재 경제상황을 드러내 주는 현재생활형편은 85로 전월(95)보다 10p 하락했다. 6개월 후의 예상 생활형편을 나타내는 생활형편전망은 83으로 전월(94)보다 11p 떨어졌다. 가계수입전망은 87로 전월(94)보다 7p, 소비지출전망은 98로 전월(104)보다 6p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은 전달(68)보다 26p 급락한 42를 기록했다.

취업과 임금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꺾였다. 취업기회전망(64)은 전월(83)보다 19p, 임금수준전망(108)은 6p 내려갔다. 코로나로 지역 경기전반이 악화되면서 기업 실적에도 타격이 예상되자 일자리, 임금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악화된 것이다. 한은은 물론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행렬이 이어지자 금리수준전망(72)도 19p 떨어졌다. 반면 주택가격전망은 115로 전월(114)보다 1p 상승했다.

앞으로도 소비자심리가 무섭게 얼어붙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돼 이동제한·봉쇄조치가 내려지고 있는 만큼 내달에도 소비심리의 위축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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