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초·중·고 개학을 다음달 6일로 연기한 가운데 정부는 등교가 불가능할 경우 온라인 개학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나와 학생 안전이 담보되지 않을 때를 대비한 시나리오다. 만에 하나 무리한 등교 개학이 감염확산 새 불씨가 되지 않을지 신중한 시점이다.

대학들은 개강이 계속 늦어지자 이미 온라인 강의에 들어갔다. 시스템 미비에 익숙하지 않은 방식 탓인지 교수나 학생들 고충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어느 교수는 인터넷상에 과제물만 공지했다가 학생들 불만이 폭발하기도 했다. 접속 과부하로 강의 중단 사례도 빚어졌다. 초·중·고 개학이후 학교별 상황에 따라 온라인 강의로 진행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정상적인 등교 개학이라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상당기간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할 수도 있다. 닥쳐서 우와좌왕 할 일이 아니라 미리 대비해야 한다.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서둘러 제반 상황 점검이 필요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권고하는 마당에 학생을 모아놓고 집합수업을 한다는 것은 위험성이 따른다.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하면 마냥 개학을 늦출 수도 없다.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함께 고려함이 마땅하다. 온라인 수업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콘텐츠 준비를 해놔야 한다. 특히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없는 저소득층이나 농어촌 학생이 온라인 수업에 차별이 없도록 기기 대여 등 세심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간 자료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디지털기기 활용 빈도는 30개국 중 29위라고 한다. 디지털기기 활용 자신감 정도도 32개국 중 31위로 나왔다.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토론이나 의사소통 경험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 아닌가 싶다. 인터넷 강국이 교육 활용엔 빵점이었다니 부끄러운 얘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온라인 수업 등 공교육 분야 접목이 활성화되길 바란다. 원격수업 인프라 구축과 교사와 학생 간 쌍방향 수업이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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