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인증평가 체계 마련
시험규격 개발·시중품 평가
음압 필터의 경우 마스크와 달리 표준 성능 기준이 없어 의료용과 산업용이 구분되지 않았던 만큼 향후 명확한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에 따르면 다양한 의료현장에 보급되고 있는 이동형 음압시설의 성능 인증 평가 표준 마련에 착수한다.
음압기란 밀폐된 공간 내부의 압력을 외부보다 낮게 유지해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장비다.
코로나 사태 이후 다양한 의료시설에 이동형 음압기가 보급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제대로 된 성능 평가 방법과 인증 제도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마스크의 경우 ‘KF 80’, ‘KF 94’와 같이 제품의 성능을 인증하는 절차와 기준이 있어 소비자가 우수한 제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동형 음압기의 경우 성능을 파악할 수 있는 공인된 기준이나 절차가 없어 소비자가 우수한 제품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 음압기에 고성능의 헤파필터가 설치돼 있다 하더라도 외부로 공기가 누설되면 필터를 통과하지 않은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될 수도 있어 음압기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평가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실제 지난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전국 주요 병원에 음압격리병실을 만들며 산업 현장에서 쓰는 음압기가 대거 납품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의료용 음압기 기준 마련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고 이번 코로나 사태로 요구가 더욱 강해졌다.
이에 기계연은 사단법인 한국공기청정협회 등과 서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재 표준 성능 평가 방법과 인증 기준이 미비한 이동형 음압 장치의 규격 마련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동형 음압시설에 대해 제품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 규격을 개발하고,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다양한 제품에 대한 성능 평가를 바탕으로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방우 기계연 환경기계연구실장은 “코로나 확산을 계기로 바이러스 대응 의료시설이 얼마나 중요한 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관련 의료시설의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확보해 국민의 건강한 삶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련 평가 기준과 인증 체계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