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태권도외교학과 교수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19(SARS-CoV-2)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으로 전 세계가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도시가 봉쇄되고 상점과 공장이 문을 닫았다.

봄철의 꽃놀이 여행은 중단되고 도시 간 사람들의 왕래는 끊긴지 오래다. 전 세계 6개 대륙에서 수천 명의 인명을 앗아간 코로나19는 세계인들을 집안에 가뒀고 전 세계 물류 공급망을 마비시켜 버렸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총 누적 확진자는 90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100명을 넘어섰다. 또 전국 발생환자 가운데 약 80.7%가 집단발생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40세 미만 코로나19 사망자는 비교적 발생하지 않고 있다.

20대 사망자는 없으며, 30대가 1명, 40대가 1명씩 발생해 각각 코로나19 치명률 0.11%과 0.08%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70대와 80세 이상은 각각 치명률 6.22%와 10.46%로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총 사망자는 80세 이상이 41명, 70대 37명, 60대 17명, 50대 7명, 40대 1명, 30대 1명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전염병의 원인을 유대인 탓으로 돌리던 중세시대에 머물러 있지 않다. 눈부신 과학의 발달과 의료기술의 혁신으로 관리수준과 빠른 검사체계로 인해 감염자를 치료하는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의료강국이다.

무엇보다 의료진의 실력과 헌신, 의료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새삼 확인됐다. 평상시와 달리 위기에 봉착하게 되면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머물고 있는 사회는 스스로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 그들의 정체와 실상을 정확히 알게 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펜데믹으로 번지면서 그동안 감춰져 있던 실상들을 많이 알게 된 계기도 됐다. 선진국인 줄 알았던 국가들의 대처 양식을 보면서 이들의 분식된 이미지를 말끔히 벗겨내고 말았다.

일본의 불투명성, 미국의 무대책, 유럽의 빈약한 의료체계, 아시아에서 유럽에 이르기까지 사재기 현상 등은 마치 생존을 위한 달리기 모습과 흡사하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의료진들의 희생과 성숙된 시민의식만으로도 우리 모두는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하다.

이러한 국가적 재난에 가장 돋보인 건 역시 시민이다. 지역적 집단감염이 처음 발생한 대구·경북에선 탈출 러시도 없었고, 사재기 열풍도 없었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정부의 대응책에 따라 스스로를 격리했다.

오히려 외부에서 대구·경북을 돕겠다며 들어가는 자원봉사 행렬이 줄을 이었다.

힘겹게 모은 재산을 위기극복 성금으로 내놓는가 하면, 풀가동되는 마스크 공장에 자원봉사자들이 줄을 서 일을 돕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각종 비품을 챙겨서 보냈고, 부족한 의료진과 병상마련은 외지의 의료진들이 자원해서 들어갔다.

전국의 여러 지자체가 대구·경북에 부족한 병상을 지원하겠다며 확진자에게 병원 문을 열었고 시민들은 환영현수막으로 그들을 위로했다. 여전히 갈 길은 멀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우리 한국인의 국난극복에 동참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은 '참으로 대단하고 무척이나 높았다'는 자부심으로 여겨도 모자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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