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렸지만 금융채 금리↑
코로나發 경제위기 우려 탓
연동된 주담대 금리 동반 상승
당분간 인하 없어… “신중해야”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제로금리'가 본격화되면서 0%대 예금 금리가 현실이 됐지만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커지면서 주담대 금리와 연동된 금융채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혼합형(5년 고정금리 뒤 변동금리로 전환) 주담대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7일부터 기준금리를 0.5%p 내린 0.75%로 적용하고 있다.

이날 기준 국민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2.44~3.94%로 0.30%p 올랐다.

우리은행은 0.16%p 오른 2.59~3.59%, 농협은행은 0.15%p 오른 2.42~3.83%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일 기준 2.63~3.93%로 16일(2.50~3.80%)보다 0.13%p 올랐다.

신한은행은 현재 주담대에서 혼합형은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금융채 5년물 기준으로 하는 5년 단위 고정금리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금융채 5년물 기준 주담대 금리는 2.72%~3.73%로 0.16%p 증가했다.

대출금리가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와 연동된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가 크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와 연동된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지난 20일 기준 1.627%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기준금리 인하 당일 1.444%보다 0.183%p 증가했다. 지난 19일에는 1.672%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지역 금융업계에선 당분간 주담대 금리가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변동형 금리보다 더 낮게 형성되는 대출금리 역전 현상도 일부 깨질 조짐이 보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심해 주담대를 받으려는 고객은 일단 사태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상승하면서 충청권 가계대출의 증가폭이 감소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금리 상승이 고객이 부동산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1월 중 대전·세종·충남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을 보면 충청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는 지난해 12월 -449억원에서 올해 1월 -768억원으로 감소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담대 금리가 상승한 만큼 적극적인 투자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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