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과학포럼] 유연 전자소자 시제품 서비스를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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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과학포럼] 유연 전자소자 시제품 서비스를 열며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03월 23일 16시 54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3월 24일 화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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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ETRI 실감소자원천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연구원으로서의 삶, 연구자로서의 꿈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세계최초 또는 최고의 연구 결과를 내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연구원에 처음 들어왔을 때 ‘나는 꼭 세계 최고의 연구자가 될 거야’라고 마음가짐을 가졌다.

필자의 연구원 초기 시절에는 연구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고 연구를 열심히 하면 되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생활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고 직급이 올라가면서 단순히 연구만을 해서는 연구자로서 올곧게 생활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필자가 살고 있는 지금, 정부출연연구원에게는 공공의 역할과 사회적 책무를 다하라 요구받고 있다.

필자는 어떻게 연구자의 생활을 하는 것이 정말 국민이 바라는 요구에 응답하는 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연구와 더불어 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인프라를 사회에게 되돌려 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필자가 책임자로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제에서 유연 전자소자 시제품을 제작하는 서비스에 대한 연구 내용을 추가하면서 본 일을 시작하게 됐다.물론 연구원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본부장과 더불어 연구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설득했다.

이제 국민들은 우리에게 연구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책무를 바라면서 국민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연구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런 큰 방향하에서 우리의 연구에 대한 여력을 조금 더 보태 실제 국민이나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 서비스를 한다면 국민들은 우리의 연구에 박수를 보내면서 더 큰 힘을 보태줄 수 있다고 설득했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연 전자소자 인프라를 기반으로 유연 전자소자 시제품을 제작하는 시범서비스를 본격 시작할 수 있었다.

물론 외국의 경우 유연 전자소자 관련 시제품 제작 서비스 기관들이 여럿 있지만 국내에서는 유연 전자소자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기관은 연구원이 유일하다.

연구원은 지난해 유연 전자소자 시제품 제작에 대한 공고와 선정을 거쳐서 3개 기관에 시제품을 비로소 제작해 줄 수 있었다.

시제품을 제작해 주면서 ‘우리도 고객에게 기술 전수를 통해 체감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을 할 수 있구나!’ 라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이러한 시제품 제작을 받은 기관에서도 연구진들에게 감사와 격려 그리고 부족한 점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셨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연구진들에게 유연 전자소자 시제품 서비스의 확장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돼 주었다.

연구진이 유연 전자소자 시제품 제작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하기에는 물론 선행돼야 하는 점도 있다.

바로 연구원의 노후화된 실험실 인프라 개선이다.

노후화된 인프라 개선에 대한 국가의 투자가 좀 더 이뤄진다면 연구진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체계적인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엊그제 이와 관련된 보도기사를 접하고 한 기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서비스를 추가로 받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연구진이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에게 힘을 요청하고 도움의 손을 내미는 고객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

필자는 우리가 이런 서비스를 상시적으로 할 수 있는 그런 날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