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은 후박 추출물로 줄기세포 치료제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후박은 목련과 식물인 후박나무의 줄기나 뿌리껍질을 말린 한약재로, 소화 장애·구토·설사·기관지염·천식 등 치료에 쓰인다.

만능줄기세포로 불리는 역분화 줄기세포는 신경세포, 혈액세포, 근·골격 세포 등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다.

이런 특성을 활용해 재생 불가능한 손상 세포를 치료하려는 연구들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진=한의학연구원 제공
사진=한의학연구원 제공

그러나 분화되지 않는 줄기세포가 생기는 부작용 때문에 치료제로 사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미분화 줄기세포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기형종(암)으로 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선구 박사 연구팀은 후박 추출물이 미분화 줄기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을 세포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세포 사멸에 관여하는 'TP53' 유전자는 평소에는 기능하지 않다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현돼 미분화 줄기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후박 추출물을 TP53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작용하는 줄기세포에 처리한 결과, TP53 표적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켜 미분화 줄기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유정란 장뇨막 이식 실험(유정란 막에 세포를 이식해 실험하는 방식)에서도 후박 추출물의 기형종 형성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정선구 박사는 “기존 발표된 다양한 화합물 및 항체와 더불어 후박 추출물이 미분화줄기세포의 기형종 형성능 문제를 극복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후박추출물의 분화된 세포의 세포사멸 저항성 및 작용·부작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파이토메디슨'(Phytomedicine) 온라인 최신호에 실렸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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