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75%로 인하하자
여수신 금리 문의 대폭 증가
한달간 개인투자자 11兆 매수
증시 불안정… “무리하면 안돼”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자 개인 투자자자들이 저가 매수를 노리며 주식 투자에 몰려들고 있다.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인하하면서 대출을 받아 신규로 증권계좌를 개설하거나 휴면 계좌를 활성화하는 투자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에 코로나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최근 한 달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11조원이 넘는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했다.

순매도를 기록한 날은 지난 4일 단 하루로, 이마저도 순매도 규모는 38억원에 불과했다. 순매수를 기록한 날들 일평균 순매수 규모가 5500억원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38억원의 순매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자들의 자금 출처는 대출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로 장이 바닥을 향해가던 지난달부터 신용공여융자 금액이 증가했다.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신용공여융자는 일평균 10조 5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한 달 동안에는 평균치가 이보다 높은 10조 2299억원에 달한다. 코로나로 장이 급변하기 이전인 지난 1월과 지난해 12월 각각 일평균 신용공여융자가 9조원 초반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빚내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그만큼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장인 백 모(37) 씨는 "그동안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매수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최근 삼성전자가 4만원대 중반으로 하락해 난생 처음으로 대출을 받아 저가로 주식을 매수했다"고 말했다.

지역 금융업계도 제로금리 시대가 되자 30~60대 투자자들이 대출을 받아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은행 지점 관계자는 "최근 지점을 방문해 여신(대출) 및 수신(예·적금) 금리가 언제, 얼마나 내리는지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대부분은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코스피가 급락한 상황에 주식을 구입하려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예·적금으로 얻을 수 있는 이자수익이 변변치 않은 데다, 종자돈이 필요한 부동산 투자도 어려운 상황에 이르자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회사원 최 모(30) 씨는 "주변에서 '지금 사야 한다'고 해서 급한 마음에 계좌를 개설했는데 주거래 은행을 통해 개설한 게 아니어서 한도가 생각보다 적다”며 "한동안 장을 관망하다가 주가가 더 떨어지면 주거래은행에서도 대출을 받아 추가로 매수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 전망이 매우 불안정한 만큼 가격만 보고 무리하게 주식을 사들여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주식 시장이 안정화된 뒤 매수해도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장 상황을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증권사 관계자는 "여유 자금이 있어 긴 조정장을 버틸 수 있는 투자자들에 한해서만 대형주 위주의 분할 매수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며 “세계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 돌입한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도박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