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순 충남도립대학교 교수
▲ 이종순 충남도립대학교 교수

이종순 충남도립대학교 교수

2020년이 시작하고 어느덧 봄을 알리는 입춘도 지났다. 세월 참 빠르다.

2011년 2월, 청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초대 센터장을 맡으며 열악한 환경에서 첫 출발을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센터사무실은 당시 좁았던 (구)군수 관사 안방이었다. 비좁아서 허리를 비틀어가며 밤늦은 시간까지 불평 한 마디 없이 마냥 열정적으로 일했던 직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정말 존경스러웠다. 책상과 의자도 부족해 자택에서 가져왔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감사하게도 지금은 2017년 청양군 복지타운이 건립되며 사무실 근무 조건과 환경이 좋아졌다. 그동안 함께 했던 이주여성들과 다문화자녀들, 센터 직원들이 보고프고 그리워진다. 어려운 시절을 나눴던 만큼 정이 듬뿍 들었던가보다.

그동안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우리사회에 다문화 가족이 적응하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일들을 펼쳤다. 한국어와 성평등, 인권 등 필수사업과 ‘우리고장 좋을 See Go!’, ‘마음선물 파티파티’ 등 어울림사업 등 다문화가족이 건강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며, 노력한 만큼 결실도 풍성했다.

청양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2011년 전국다문화가족 어울림콘테스트 최우수상을 시작으로 전국다문화가족 네트워크대회 최우수상, 충청남도 어울림가족축제 문화예술동아리부분 대상, 충남 다가족다문화 어울림대축제 우수상 수상, 충남 대표과제 성과보고대회 최우수상 등을 연이어 수상했다. 또한 여성가족부로부터 전국 다문화가족지원센터 S등급을 받는 영예도 얻었다. 이 모든 영광은 낮밤 없이 봉사와 열정으로 애써주신 센터의 전 직원들의 노고와 단합에 덕분이다.

무엇보다 큰 감동을 준것은 지난 2016~2017년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만든 ‘사랑해요 나를! Ⅰ,Ⅱ’ 수기 모음집이다. 이 수기는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며느리들의 사연을 담고 있다. 이 땅에 많은 며느리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자녀도 잘 양육하며 성공적 인생을 펼쳐나가려 노력한다. 그들의 사연은 한 글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또 처음 시도했던 결혼이민자 우리말 경진대회도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삶의 애환과 곡절을 토해내며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서로 소통하고 위로하며 격려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글로벌 시대다. 세계 속에서 다양한 국가 출신들이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특별대우’가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태도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다문화가정을 이해하는 지역민들의 노력은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 나의 문제가 곧 그들의 문제다.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그들이 더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과 지지가 필요하다. 앞으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나와 그들 사이를 잇는 더 큰 가교가 될 것을 기대한다. 2020년에는 모두 따듯한 날들만 가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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