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를 가다-대전 대덕구]
민주-박, 행정관·부시장 등 요직
통합-정, 구청장·의원…입지
탄탄경선후유증 딛고 당내결집 관건

사진 = 박영순, 정용기(현역). 연합뉴스
사진 = 박영순, 정용기(현역).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대전 대덕구는 그동안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까지 대부분 보수 측 후보들이 당선되면서 지역에서는 ‘보수 텃밭’으로 통했다.

하지만 2년 전 치러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구청장은 물론, 광역의원까지 모두 물갈이 되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이때문에 이번 4·15총선에서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차지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지선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한 미래통합당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면서 격전지로서 급부상했다.

여기에 3선에 도전하는 통합당 정용기 의원과 매번 선거에서 쓴잔을 마셨던 민주당 박영순 전 대전 정무부시장의 질긴 인연(?)이 이어지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의 맞대결은 이번 총선이 ‘다섯 번째 리턴매치’다. 이들은 2006년과 2010년 연이은 대덕구청장 선거를 시작으로, 2014년 대덕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4년 전 20대 총선까지 내리 4번을 만났지만, 승리는 모두 정 의원 몫이었다. 우선 정 의원은 그동안 구청장과 2차례의 금뺏지를 달면서 지역에 탄탄한 조직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20대 국회에서 옛 자유한국당 정책위 의장을 맡아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추면서 당내 입지도 다졌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이번 공천에서 단수공천으로 무난히 본선행을 확정한 것 역시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맞서는 박 전 부시장도 문재인 정권 청와대 행정관과 대전 정무부시장 등을 거치면서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2년 전 6·13 지방선거 당시 대전시장 선거에 도전해 1차 경선을 통과하면서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당내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 간 과열 경쟁으로 대덕지역 당내 조직간 다툼이 벌어지는 등 내부 분열은 약점으로 꼽힌다. 경선 직전 예비후보들의 ‘원팀 선언’으로 분열을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새누리당 소속으로 출마한 정 의원은 57.4%를 득표해 42.6%에 그친 박 전 부시장을 이기고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또 4년 전 20대 총선에선 정 의원과 박 전 부시장이 각각 45.5%와 33.6%의 득표율로 승부가 갈렸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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