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

2019년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계기로 독립운동에 대한 범국민적인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중앙정부를 비롯한 많은 지자체와 단체들이 앞장서서 이를 기념하고 독립정신을 강조하였다.

100년 전 주권을 잃은 선조들은 다함께 뜻을 모아 ‘대한독립만세’를 외쳤고, 전 세계는 일본 제국주의의 부당함과 우리의 독립에 대한 열망을 확인했다. 일제는 우리 국민의 저력에 식민지배 통치의 위기를 느꼈고, 한반도 통치전략을 문화통치로 변화시키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애국지사들은 독립만세를 목놓아 부르는 국민들의 열망에 대한 보답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역사적인 사실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큰 감동과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바로 ‘개개인의 힘은 미약하지만, 여럿이 서로 힘을 합치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3·1만세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의 역사성은 역사의 흐름이 진화하면서 한층 더 높이 평가되고 있다.

충남은 예로부터 양반, 선비라는 정서적인 이미지가 강한 지역이다. 하지만 충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이른 시기에 광범위한 지역에서 횃불을 올리는 등 역동적인 만세운동이 전개되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충남 출신의 독립운동가들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

2020년 2월 현재, 국가로부터 서훈받은 전국의 독립운동가는 1만 5825명이다. 이 중 충남 출신 독립운동가는 1386명으로, 경상북도(2200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충남의 독립운동·독립운동가·독립정신과 관련한 뚜렷한 연구 및 현양사업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대하여 학계를 비롯한 단체와 도민 등 각계각층에서 종합적인 성과 도출에 대한 필요성을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이에 충남도와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에서는 기초연구 활동으로 충남 출신중에서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독립운동, 독립운동가들을 순차적으로 대중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천안 출신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초대 의장이었던 ‘석오 이동녕 선생’ 토크콘서트, 도내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동녕선생과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역사탐방을 진행하였다. 올해는 ‘청산리전투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홍성 출신 김좌진장군을 테마로한 역사탐방과 국제학술포럼, 토크콘서트, 연구성과물 발간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충남 독립운동과 관련한 자료에 대하여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있다. 이 사업은 충남지역 3·1운동과 관련된 사건, 인물, 장소와 더불어 동학과 관련한 국내외 사료들을 DB화하는 작업이다. 이뿐 아니라 각 시군과 함께 아직 서훈받지 못한 ‘숨은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서훈을 받도록 추진하는 사업과 충남의 독립운동을 집대성하는 ‘충남 독립운동사 백서(대계)’ 발간을 계획하고 있으며, 지역별 독립운동사를 정리해 도내 중·고등학교의 지역사 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책자를 발간하는 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들이 축적된다면, 충남인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어떻게 선양하고, 대한민국사에서 어떤 특징과 의미를 갖고 있는지 뚜렷하게 밝혀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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