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규 K-water 보령권지사장

최근 나타나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후 등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마실 물을 고갈시키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물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산업혁명 이후에 각국에서 경제개발에만 치우친 결과 환경오염과 기후변화가 심각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지구는 점점 메말라가며 수자원 부족의 결과로 나타나게 되었다.

물 부족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중동 요르단강을 사이에 두고 이스라엘과 시리아, 레바논이 대립하고 있고, 매콩강, 나일강 인근 국가끼리도 강의 수리권을 두고 대립하는 물 분쟁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세계적으로 '식량안보'를 넘어선 '물 안보'라는 용어가 일상적으로 쓰이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한 물부족 추세에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특히 충남서부권지역의 경우 반복적인 가뭄으로 매년 고통받고 있다. 충남 서부지역 8개 지자체에 물을 공급하는 보령댐은 작년에도 가뭄 경계단계에 진입했었다. 보령댐도수로 가동으로 단수 등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현재 낮은 저수율이 지속되고 있어 마음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은 지속적인 물부족 현상을 일으킬 것이고, 이는 우리 삶 전체에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를 위해 지자체나 한국수자원공사와 같은 물 공급 주체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물절약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가정의 1인당 1일 물 사용량은 약 180L로 중국(125), 영국(149), 독일(110) 등 다른 국가보다 많은 편이다. 그런 만큼 국민 개개인이 생활 속에서 물을 절약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는 눈앞에 직면한 가뭄 문제는 물론 장기적 물 부족 상황을 극복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물을 절약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양치 컵과 설거지통 사용하기, 빨래감은 모아뒀다가 몰아서 세탁하기, 변기 물탱크에 벽돌이나 페트병 넣기, 수도꼭지는 꼭 잠그기, 샤워시간 2분 줄이기 등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물 절약법이 있다.

또한 물은 무한한 자원이 아니라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급위주의 정책으로 상수도 보급이 확대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수도꼭지를 틀면 쏟아지는 물이 당연하게 여겨져 물에 대한 소중함을 점차 잃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속담에 '물 쓰듯 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재 우리 사정에 맞지 않는다. 그동안 우리가 풍족하게 누려왔던 물 쓰는 습관을 반성하고, 물은 소중한 자원이고 아껴야하는 대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천이면 귀한 줄 모르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같은 경우로 익숙한 것이 곁에 없을 때 소중함은 더욱 절실해진다. 개인의 노력이 없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극복이 불가능하다. 물을 소중한 자원으로 여기고 물 절약을 생활화하는 모습이 현재 우리가 누리는 물의 편안함을 지속하게 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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