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경 금난새 오케스트라 객원 단원

음악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찾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하나 묻겠습니다.

당신은 음악을 왜 배우셨나요? ‘취미를 만들기 위해서’, ‘재밌어 보여서’ 등의 대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찾으셨다면 다행입니다. 내 의지가 발을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와 다른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대부분은 아이들은 위의 질문에 ‘부모님이 시켜서’라 답합니다. 즉 내 의지가 아닌 타인의 강요로 학원을 찾습니다.

악기 선택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인의 강요로 학원을 찾는 아이들은 악기조차 고르지 못합니다. 부모님이 정해준 학원에서 부모님이 고른 악기로 음악을 접합니다.

억지로 주입되는 교육.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는 교육, 부모님이 원하는 악기, 홀로 방 안에서 하는 음악이 과연 즐겁고 아름다운 음악일까요?

우리는 옷을 입을 때 개성을 추구합니다.

내가 입고 싶은 스타일의 옷을 입을 때 가장 당당합니다.

내게 잘 어울리는 옷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알기 때문입니다.

악기 연주도 이와 같습니다.

억지로 배운 악기 연주.

과연 당당할 수 있을까요?

악기를 선택할 때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것을 권합니다.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자아와 개성으로 나만의 악기를 고르는 것입니다.

많은 고민을 하며 고른 악기는 더 애착이 갑니다. 그리고 진정한 내 목소리가 됩니다.

사람들이 모여 만든 공동체를 ‘사회’라고 합니다.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규칙과 법규가 됩니다. 아름다운 규칙과 법규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독단적 목소리보다는 배려와 양보가 필요합니다.

음악 속에서 우리는 나만의 목소리를 갖고 작은 사회를 만듭니다.

음악 세계에도 사회공동체가 있습니다. 이를 ‘앙상블(ensemble)’이라 합니다.

앙상블은 단순히 나만 악기를 잘한다고 형성되지 않습니다. 악기 하나가 너무 약하거나 강하면 전체적인 울림은 그 아름다움을 잃습니다.

함께 어우러져 상호보완적인 좋은 울림을 만들어야만 환상적인 앙상블이 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현재의 사회가 요구하는 배려와 양보, 즉 미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악기에도 개성을 추구함과 동시에 풍성한 음악을 위해 모여야 할 때입니다. 내 목소리로 또 다른 사회를 만들어 보는 겁니다.

다시 한 번 권유합니다.

다른 악기와 함께 할 수 있는 개성 있는 악기를 다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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