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거래 많던 기업 경영난, 일본 수출도 먹구름…수주 취소
‘대면거래 제동’ 금융권 울상, 요식업 매출↓…편의점 인력난

사진 = 유성호텔 홈페이지
사진 = 유성호텔 홈페이지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타격으로 인해 지역 경제 전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소상공인부터 중소기업과 대기업까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지역 시장의 침체가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호텔은 코로나 악몽으로 최악의 봄을 보내고 있다.

100년 전통의 대전 유성호텔은 일시 '영업중단'을 선언했다.

코로나가 여파로 객실 예약률이 10%대로 떨어지자 지난 4일 인건비 절감을 위해 아예 한 달간 호텔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인근의 다른 호텔들도 문을 열었지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객실 예약률이 70% 이상 떨어지면서 계룡스파텔은 호텔 내 식음료업장 문을 닫고 객실 3개 층에 한해서만 예약을 받고 있다. 롯데시티호텔도 뷔페를 중단했다.

충청권 기업의 상황은 더 나쁘다.

중국과 거래가 많았던 기업들은 코로나 사태로 수출 지연과 원자재 수입 차질, 현지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납기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심지어 일본 수출에도 코로나의 먹구름을 드리우기 시작했다.

최근 상호 무사증(비자) 입국을 금지하는 등 입국 절차의 강화로 일본과의 신규 공급계약 수주가 취소되고 있다.

실제 일본이 전체 수출량 약 60%를 차지하는 한 대전 철강업체는 일본 바이어들과 대면미팅이 전면 취소됐다.

코로나가 지역 금융권도 강타하고 있다.

충청권 각 은행 지점들을 찾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다.

기업 등 은행 우량 고객들도 코로나 확산으로 대면 거래를 꺼리면서 은행 영업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대전 한 은행 지점장은 "평소보다 방문자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내방 고객도 줄었지만 은행 직원들이 외부로 영업을 못 나가는 것도 문제"라고 전했다.

보험업계 역시 설계사들의 대면영업이 사실상 중단돼 신계약 체결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보험을 해지하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위기를 넘어 '고사' 직전이라는 한숨만 연거푸 내쉬고 있다.

요식업계는 각종 모임과 회식 취소가 잇따르자 평소 매출의 80~90%가 줄어들었다고 고개를 떨구고 있다.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감염 공포로 기존 아르바이트생이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면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각에선 매출 급감으로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일부 백화점들은 영업시간을 잇따라 단축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지난 7일부터 영업시간을 30분~1시간 30분 단축했다. 롯데백화점이 영업시간을 단축한 것은 영업 시작 이후 처음이다.

백화점세이도 지난 2일부터 30분을 단축 운영하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지역 경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관건은 코로나가 언제 잡히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코로나 확산이 단기간에 끝난다면 지역 경제가 조기에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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