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엽서] 질 로시에 ‘자유로운 휠체어’

사람들은 장애인을 배려하려 한다.

돕는 것은 의무라 생각한다.

그런데 어떻게 돕고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애인의 의사를 묻지 않는다. 목발을 짚은 장애인이 비를 만나면 다짜고짜 우산을 씌워주는 식이다.

그렇다면 그 장애인은 어떤 기분일까.

그 행동을 고마워할까?

아니 당연히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 화를 내서는 안 되는 걸까?

질 로시에의 ‘자유로운 휠체어’는 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토니오와 그의 비장애인 친구를 통해 이를 풀어낸다.

장애가 있는 토니오는 괴팍하고 냉소적이다.

아무한테나 시비를 걸어 사람들은 그를 골칫덩이로 여긴다.

그러나 토니오가 남은 다리마저 자를 예정임을 알게 된 친구는 그를 걱정한다.

휠체어를 밀어주고, 함께 실없는 농담을 한다.

기분전환을 위해 토니오를 바다에 데려가기도 한다.

그럴수록 토니오는 친구를 ‘멍청이’, ‘배신자’라 부르며 불평한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이 우정은 결말에 절정을 맞는다.

두 남자의 관계를 우리에 대입해 보자.

진정한 배려와 도움은 무엇일까.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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