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스크 5부제 시행 현장
마스크 250매 소진 20분 걸려…일부약국 재고 오후까지 남아
인파 분산·입고물량 늘어 효과…기준 벗어난 구매자 발길 돌려
입고시간 불규칙…전화문의 여전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인 9일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약국 앞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는 시민들에게 약국관계자가 주민번호 끝자리 1번과 6번만 구입할수있다는 안내피켓을 들고 있다.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인 9일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약국 앞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는 시민들에게 약국관계자가 주민번호 끝자리 1번과 6번만 구입할수있다는 안내피켓을 들고 있다.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지난주까진 발품 팔아도 한 장을 못 샀는데 이제야 샀네요."

마스크 5부제가 본격 시행된 9일 오전 10시 50분경,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약국에서 제일 먼저 마스크를 구매한 송모(69·여) 씨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송씨의 출생연도 끝자리는 1.   

송씨처럼 끝자리가 1이거나 6인 사람들은 매주 월요일과 토·일요일 공적 판매처에서 마스크 구매가 가능하다.

송씨 뒤로는 약 20m 넘는 긴 줄이 약국 밖까지 이어졌다.

사람들은 저마다 손에 신분증을 쥐고 재차 생년월일을 확인하며 줄이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었다.

약사들은 신분증으로 생년월일 끝자리를 확인하고 중복구매 여부를 전산망을 통해 조회한 뒤 마스크를 건넸다.

이날 마스크를 쥔 사람들 대부분이 "5부제 시행으로 마스크 구매가 한결 나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입고된 마스크 250매가 모두 소진되는데 까진 걸린 시간은 약 20분. 

뒤늦게 줄을 선 사람들까지도 마스크가 모두 돌아갔다. 

일부 약국에서는 오전에 입고된 마스크의 재고가 오후까지 남아있기도 했다.

오후 2시경 중구 은행동의 한 약국. 이곳에선 오전 10시에 입고된 마스크 250매 중 100매 정도가 오후 2시까지 재고로 남아있었다.

약사 박모(49) 씨는 "5부제 시행으로 살 수 있는 요일이 정해지면서 몰렸던 인파가 분산됐다"며 "또 90매, 150매씩 들어오던 수량도 250매로 늘어 앞으로는 마스크 수급이 수월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성구 봉명동의 한 약국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한 마스크 약 100매정도가 박스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허겁지겁 들어온 한 손님은 구매가 가능하다는 약사의 말에 눈이 휘동글해지기도 했다.

마스크 대란을 겪었던 지난주와 대비해 현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다만, 끝자리 기준을 생년월일이나 주민등록번호 전체로 잘못 알고 있거나 대리수령 기준에서 벗어난 구매자들은 마스크를 사지 못해 헛걸음을 하기도 했다.

강모(71) 씨는 경우가 그렇다.

그는 "편하게 월요일부터 1·2번으로 숫자를 순차적으로 부여하면 되는데 뭘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었냐"며 "나이가 칠십인데 다리가 불편해서 여기까지 오는데도 힘들다. 왜 80세 이상만 대리구매가 가능하냐"며 마스크행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외국인의 경우 마스크 5부제에 대한 사전 정보가 파악되지 못해 여전히 마스크 자급자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와 함께 마스크 입고 시간이 불규칙하면서 일선 약국에선 마스크 구매 여부를 묻는 전화가 여전히 쏟아졌다.

약사들은 전화 응대로 처방전조제, 일반의약품 판매 등 본연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마스크 5부제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과 혼란에 대해 신속하게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제도들이 도입되다 보니 국민 여러분의 혼란과 불편이 적지않으리라 예상된다"며 "국민 안전 확보라는 제1의 목표를 위해 앞으로도 마스크 수급 안정화에 전력을 다해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