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디바이스 등 주요 수출…매출감소 우려↑
신규 공급계약 수주 취소…바이어 미팅 무기한 연기
전문가 "불확실성 대비를"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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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여파로 대일무역에 또 다시 적신호가 켜지며 충청권 수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인 입국금지 강화로 일본과의 신규 공급계약 수주가 취소되거나 해외바이어과의 미팅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무역활동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6일 일본이 발표한 한국인 입국 규제 강화 조치에 따라 9일부터 국내에서도 일본에 대한 비자 면제 조처와 기존 발급된 비자 효력이 정지됐다.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할 ‘제8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하루 앞두고 시행된 조치라는 점에서 양국관계에 짙은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일본은 충청권 기업들의 주요 수출국 중 한 곳으로 지난해 대일 무역적자가 15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던 만큼 이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충청권 기업들의 주요 일본 수출품목에는 메모리, 반도체 디바이스, 전동기, 리튬이온축전지, 코코아분말 등 다양하다. 일본이 전체 수출량 약 60%를 차지하는 한 대전지역 철강업체는 실제 일본 바이어들과 대면미팅이 전면 취소돼 해외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일본은 민간기업보다 공기업을 상대로 한 수주가 더욱 어렵다. 지난해에도 한일수출 규제로 인해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취소된 적이 몇 건 있었는데 관계가 좀 나아지나 했더니 올해 역시 코로나 사태로 비즈니스하기 상당히 힘들어졌다”며 “일본에서 코로나 때문에 한국기업에 발주 자체를 안 하려고 한다. 자연스럽게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대일 수출기업인 한 플라스틱 제조업체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해당 업체 직원은 “품목 특성상 그나마 대외정세와 경기를 덜 타 즉각적인 영향은 적지만 장기화 될 시 분명히 문제가 될 것”이라며 “우리 같은 경우 일본 수출량이 1/3가량 돼 그 어느 때보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 조치가 단행됐던 지난해 충청지역 수출 규모(36억 7416만 3000달러)는 전년대비(43억 5490만 4000달러) 약 15.7% 감소한 바 있다.

수출 뿐 만 아니라 수입 규모도 소폭 줄었다.

충청권 일본 총 수입액은 지난해 41억 7849만 6000달러로 전년대비(44억 7067만 3000달러) 2억 9217만 7000달러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와 함께 충청지역 주요 무역국임을 강조하며, 향후 양국관계 및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성일 대전·충남 KOTRA지원단장은 “일본 입국제한 조치로 지역기업들의 무역지원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단 입국 금지국의 해외출장 제약에 따라 현지 대면 수행이 불가피한 해외마케팅 업무를 위해 코트라 무역관 전담직원이 긴급 대행하고 있다”며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만큼 지역 기업들이 무역활동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하겠다”고 답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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