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1번 확진 줌바댄스 강사 천안 수업 열흘 지나 확인
교습장소 조사서 놓쳐… 수강생, 뒤늦게 밀접접촉 통보
대응추진단 관계자 “감염경로 찾다보니 관계 확인된 것”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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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지역 방역체계에 허점이 드러났다.

아산 1번 확진자인 ‘줌바 댄스’ 강사가 천안의 한 체육관에서 수업한 사실이 열흘이나 지나서야 확인됐기 때문이다.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수강생 5명이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함께 수업을 들었던 나머지 20여 명의 수강생들이 최소 1주일 이상 격리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대규모 확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5일 충청남도와 천안시 코로나19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아산 1번 확진자 A(42·여) 씨가 2월 19일 백석동 소재 우리동네체육관에서 ‘줌바 댄스’를 교육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A 씨의 확진일은 2월 26일(2월 22일 증상 발현)로, 해당 장소에서 수업한 사실은 공개된 이동경로에는 빠져있다. 일반적으로 확진자 이동경로 조사는 최초 증상인지일 하루 전부터 이뤄진다. 당시 A 씨는 우리동네체육관에서 대타로 1회 교육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와 함께 운동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수강생은 총 24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A 씨가 이곳에서 수업한 사실은 9일이 지난 28일에서야 확인됐다.

체육관 측이 A 씨가 대타 강사로 수업한 사실을 방역당국에 통보하면서다. 이후 우리동네체육관 수강생들은 2월 29일부터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수강생들은 자신들이 밀접접촉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통보받았다. A 씨와 동일한 장소에 있었던 수강생 중 6명(5일 오전 기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부 확진자들의 이동 동선은 비교적 단순했지만 대형마트와 커피숍 등을 들른 확진자도 있었다.

하지만 75번 확진자인 B(23·여) 씨의 경우 롯데리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의 학원 등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방역당국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B 씨의 접촉자 수는 23명으로 향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B 씨가 체육관을 통해 밀접접촉자란 사실을 통보받은 것도 지난달 28일로 전해진다.

그러나 방역당국이 미처 우리동네체육관이라는 곳을 파악하지 못하면서 시스템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가뜩이나 천안과 아산지역 확진자 대부분은 ‘줌바 댄스’ 강사와 수강생으로 묶여 있는 상황이다. 강사의 교습 장소에 대한 집중 조사가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관련 역학조사 지침이 그렇게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강사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경 썼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받고 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천안시 코로나19대응추진단 관계자는 “우리동네체육관이 조사에서 누락된 게 아니고 29일부터 환자들이 나오면서 감염경로가 어딘지 찾다 보니 아산 1번 확진자와의 관계가 확인됐다”고 답했다.

이어 “강사 본인도 정규 수업이 아니라 대타를 뛰다 보니 거기에 갔던 것을 몰랐다고 한다”며 “지난 3일 수강생 전체에 대해 개별적으로 검사 여부와 증상 유무를 확인했다. 확진자를 뺀 수강생들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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