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색·연출·연기 삼박자 맞아떨어지며 호평
권선징악 서사에 개성 강한 청춘 캐릭터 인기

▲ [JTBC 제공]
▲ '이태원 클라쓰' 스틸컷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태원 클라쓰' 스틸컷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JTBC '이태원 클라쓰' 포스터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태원 클라쓰' 스틸컷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TBC 금토극 '이태원 클라쓰'의 열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월 첫 방송에서 5.0%(닐슨코리아 유료 가구)의 시청률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방영 시작 2주 만에 10% 가까이 치솟더니 가장 최근 방송한 10회는 14.8%를 기록했다.

JTBC로서는 지난해 초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 기록을 경신한 'SKY 캐슬' 이후 한동안 기근에 시달린 뒤 맞이한 반가운 흥행작이다.

무서운 상승 기세를 탄 '이태원 클라쓰'는 복수 서사에 어우러진 개성 강한 청춘 캐릭터, 원작자가 직접 나선 각색, 배우들의 명연기 등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 원작자가 직접 웹툰 각색…주조연 연기도 호평

'이태원 클라쓰'의 인기 비결로는 무엇보다 원작의 시원시원한 전개를 고스란히 안방극장으로 옮긴 각색이 꼽힌다. 드라마 1∼10회까지 내용은 총 80화로 구성된 원작 웹툰 에피소드 45개 정도에 해당한다. 드라마가 웹툰 전개 속도에 뒤지지 않는 것이다.

쾌속 전개를 택하면서도 연출로 부각해야 할 부분은 임팩트 있게 치고 나간다. 박새로이가 핼러윈 축제 열기로 가득한 이태원 거리를 둘러보는 장면(2회), 소시오패스인 조이서가 박새로이의 아픈 과거를 듣고 눈물 흘리며 아파하는 장면(7회), 회사를 위해 아들을 버린 장 회장에게 장근원이 배신감을 느끼는 장면(10회) 등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이 빠지기 쉬운 '만화 같은 연출'의 함정을 영리하게 피하고 인물의 감정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드라마의 정공법을 택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적재적소에 활용되는 김필과 하현우, 가호의 OST는 극의 분위기에 더욱 젖어 들게 한다.

주연 조연 가릴 것 없이 배우들의 연기도 호평 일색이다. 이전에 청춘 드라마 '쌈, 마이웨이'로 불안정한 청춘의 깊은 매력을 보여준 적 있는 박서준은 단단한 소신을 지키며 사는 박새로이로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았다. 원작과 꼭 닮은 짧은 밤톨머리와 스트리트 패션 스타일은 1020 세대 사이에선 아이콘처럼 자리 잡았다.

2018년 박훈정 감독의 영화 '마녀'로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른 김다미는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첫 드라마 주연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캐릭터 해석 능력을 보여준다. 극 중 조이서는 감정이 없는 소시오패스에 이기적이지만, '사장님을 건드는 놈들은 다 죽여버리겠다'고 할 정도로 감정에 솔직하고 때로는 소녀처럼 해맑은 매력을 지닌 캐릭터다. 자칫 모순덩어리로 보일 수 있는 인물이 극에서 흥미로운 캐릭터로 보이는 건 배우 김다미가 지닌 본연의 매력 덕분이다.

여기에 유재명, 손현주 등 중년 연기자들과 악역 장근원 역의 안보현 등 조연들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청춘 복수극이라는 보편 서사에 톡톡 튀는 캐릭터들

'이태원 클라쓰'의 주요 스토리는 고전적이다. 가진 것 하나 없지만 올곧은 신념을 지닌 주인공이 욕망으로만 가득한 재벌가에 복수한다는 이야기는 '자이언트'(2010), '제빵왕 김탁구'(2010) 등 성공한 드라마의 흔한 공식이다.

일각에서 '이태원 클라쓰'에 대해 '옛날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통속적이다' 같은 반응이 나오는 이유도 익숙한 서사 때문이다.

그러나 '이태원 클라쓰'는 박새로이의 사적인 복수를 '기성세대에 대한 청춘의 반격'으로 제시하고, 청춘의 공간 이태원에 진짜 있을 법한 톡톡 튀는 캐릭터를 내세운다. 통속적인 복수극에 더해진 다양한 청춘 군상이 '이태원 클라쓰'를 남녀노소 누구나 볼 수 있는 '세대 초월 드라마'로 만든다.

소시오패스 인플루언서 조이서, 조폭 출신 전과자 최승권, 트랜스젠더 마현이, 아프리카 기니 출신 혼혈인 토니 등 포차 단밤의 멤버들은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다뤄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세상으로부터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주변부에서 살아가던 이들 청춘은 단밤의 리더 박새로이 아래 뭉치고 서로를 북돋아 주며 성장해간다.

'이태원 클라쓰'는 이제 막 극의 중반부를 넘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조이서의 골목식당'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이전까지는 포차 단밤이 이태원에서 매출을 올리는 '창업 성공기'를 다뤘다면, 중후반부부터는 주식회사 IC와 장가의 전면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5일 통화에서 "'이태원 클라쓰'는 극화된 기존 선악 대결 구도에서 박새로이와 조이서라는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가 가진 힘이 센 드라마"라면서 "복수극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어 앞으로도 시청률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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