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수 ㈜제이비컴 대표이사
신중년의 생애주기 속에서 직업과 관련하여 진로를 전환하는 유형에는 재취업, 창업, 은퇴 등이 있다.
진로 전환 시 신중년의 진로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들 중에서 특히 많은 영향을 미치는 하나가 바로 체면이다.
체면(social-face)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대하는 도리' 또는 '사회적 얼굴'로 이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체면은 일상생활의 대인관계 및 상호작용에 있어 지켜야 하는 사회·문화적 규범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자신의 이미지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체면은 의식구조 특성이나 사회적 성격의 하나로 서양의 체면에 비해 타인 의식적, 신분 지향적 특성이 강하다.
한 외국 기자는 한국의 체면문화를 "한국 사람들은 시장갈 때도 차려 입고, 동네 뒷산을 오르는데도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러 가는듯한 고급 브랜드의 등산복 차림을 한다"고 말했다.
체면은 품위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구별되는 표상이기도 한데 오용(誤用)된 체면 때문에 할 일을 하지 못하기도 하고, 일의 낭패를 보기도 하고, 불법을 저지르기도 하는 등 이런저런 구실을 붙여가며 체면을 핑계의 수단으로 활용하곤 한다.
신중년의 진로 전환 시 체면손상으로 위축감, 무가치성, 왜소함과 같은 감정적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 결과 퇴직 전 신분이나 지위에 관계되면서 권위, 능력, 연봉에 차이가 나는 직업이나 직장을 알선 하면 종종 자신이나 타인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심지어 적개심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상황에서의 도피, 은둔과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진로전환 시 체면의 상실은 그만큼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신중년의 체면 지키기는 너무나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신중년의 진로전환 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체면 문화는 인생 2모작, 3모작 시대에 다양한 진로 전환 과정에서 유연성을 떨어 뜨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준다. 이는 신중년들의 진로전환에 큰 장벽으로 다가온다.
퇴직과 함께 수반되는 소속, 직위, 연봉 등의 변화를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더욱 주도적으로 대처할 때 새롭게 펼쳐지는 인생 2모작, 3모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체면 때문에 '내가 누군지'가 아니라 '내가 누구여야 하는지'로 착각하고 둘러 대며 살고 있다. 체면을 과감히 벗어던질 때 새롭게 펼쳐지는 미래의 시간들이 달라질 것이다.
변화는 바로 나를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