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대전은행동상점가 상인회장

며칠째 손님이 한명도 없다는 한 회원업소 사장이 한 말이 생각난다. “지금 상황에 임대료 몇% 내려준다고 무슨의미가 있느냐, 장사를 접어야 될 것 같다”는 푸념이었다. 결국 일자리를 잃게된 직원들과 우리 가족은 누가 책임지냐는 넋두리가 귓가에 맴돈다. 코로나19 사태로 80%이상 매출이 급락해 당장 임대료와 인건비 걱정과 휴업, 점포폐쇄 위기 등 직접적인 생계위협 절박함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과거 사스·메르스 당시를 돌이켜 보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 내 종식되지 않을것 같고 그렇게 되면 600만 자영업자들중 소득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대통령도 긴급명령권까지 거론하며 대출, 보증지원 등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아직 현장에 도움되는 정책은 없다.

임대인들에게 임대료를 인하 해주는 '착한 임대인' 캠페인을 독려하고, 임대료를 내리면 절반을 세금감면 방식으로 지원하는 정책도 발표했지만, 이런 지원정책 갖고는 택도 없다.

왜냐하면 지금 자영업자는 임대료보다 인건비가 더 무섭기 때문이다.

3년 간 최저임금이 30% 넘게 급등하면서 인건비 부담으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했고 그나마 버티고있는 자영업자는늘 벼랑끝에 서 있다.

초유의 이번사태에 알바를 고용하는업소는 손님이 아예 없어 알바도 미안해 출근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함께 고생한 식구같은 직원을 해고하기도 못할 짓이지만, 어쩔수없이 정직원을 퇴직권고 하려면 노동관련법 때문에 쉽지도 않다.

설령 퇴직한다 해도 지금 같아선 대출을 받아서 퇴직금을 지급해야할 상황이다. 최저월급이 180만원이고 상여금과 퇴직금, 경력자 월급을 계산하면 1인당 월급은 250만원 정도다. 대게 1인 자영업자는 임대료가 100만원이하 정도의 매장과 파트타임 알바를 고용해 한달에 최하 250만~350만원 정도 지출이 필요하다

2명을 고용하는 매장은 임대료 200만~250만원 인건비 약 500만원 관리비 포함하면 800만~900만원이상 지출된다.

4명 정도 고용하는 자영업자는 임대료 300만~500만원 인건비와 수천만원에서 몇억을 들인 인테리어 감가까지 계산하면 월 1500만~2000만원 가까이 지출해야 한다.

그 이상 고용하는 사업자는 한달에 몇천만원씩 손해를 볼수도 있다.

이런 적자를 버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없다. 그래서 특단의 지원정책이 없으면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할것이다.

이에 우리 은행동상점가는 2015년 7월 구)제일극장통거리가 점포공실율이 60%에 육박해 존폐위기에 있을때도 47개 건물주 중 43명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해 임대료를 3년간 동결하고 이후 3년 간은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따라 조정하기로 상생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에도 일부 임대인들은 임차인의 고통을 분담하고 함께 상생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하고 은행동상점가 상인회에서도 임대인들께 직접 전화와 문자로 호소하고 있다.

현재 20명이 넘는 임대인들이 참여했고, 동참의사를 밝히는 임대인들이 늘고 있다. 함께 상생하기 위한 이런 움직임에 임차인들은 큰 힘이 된다며 반기고 있는 추세다.

임대료 인하에 동참한 임대인들은 선의로 참여 하지만, 임대료 인하기간이 대부분 1~3달 정도 단기간 한시적 임시 조치라는 한계가 있어 아쉽다. 임대료인하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착한 임대인에게는 통큰 세제혜택이나 건물수선을 위한 일부 지원등 현실적인 지원방안도 필요하다. 그래야 착한 임대인 운동이 더 확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긍정적인 생각을 계속해 보지만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현실과 끝이 보일것 같지 않은 불안감에 점점 무기력해진다. 누구를 원망해야 하는데, 누구도 원망할 수없다. 어디부터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그저 이겨내자! 이겨내자! 다짐하면서도 하루하루가 무섭다. 평범했던 일상이 한없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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